[김지연기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벌어진 운영체제(OS)간 혈투가 내년부터는 스마트TV 시장에서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 구글 등 운영체제 강자들이 내년 초 각각 스마트TV인 iTV와 구글TV를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프리미엄급 TV 제품으로 스마트TV가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IT기업들의 스마트TV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세계 TV 시장 1·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성 전략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구글TV 개발을 끝내고 출시 계획 등을 조율중이다. 내년 초 미국에서 열리는 소비자 가전쇼 CES에서 시제품이나 출시 일정 등이 공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윤부근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최근 구글TV의 출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면서 "세계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구글TV를 만들면 뭔가 다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LG전자도 아직 구체적인 출시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자체 스마트TV 외에 구글OS를 탑재한 스마트TV의 출시를 고려중이다.
스마트TV 자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스마트TV 제품의 라인업 확대가 필요하고, 구글의 소프트웨어 부가가치를 TV에 흡수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애플이 내놓을 스마트TV인 아이티비(iTV)도 내년에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TV 패널 공급 업체로 삼성전자나 LG디스플레이 대신 일본 샤프를 택했으며 내년 상반기 내에 제품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온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TV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인 구글이나 애플에 비해서는 시장의 우위를 충분히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TV를 판매하면서 전용 앱스토어를 만들고 3D 콘텐츠를 확보하는 등 일찌감치 생태계 구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구글은 최근 새로운 버전의 구글TV 2.0을 내놓으면서 콘텐츠를 보강하고 사용 편의성을 한층 개선했다. 애플 역시 콘텐츠 장터인 아이튠스를 통해 오랫동안 콘텐츠 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 왔고 음성인식 기능을 지원해 보다 편리하게 TV를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TV라는 매체의 특성상 기존 강자들의 아성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스마트TV에서는 하드웨어 품질만큼이나 쉬운 사용법, 풍부한 킬러 콘텐츠가 중요해진다"며 "운영체제(OS) 시장에서 강력한 생태계를 갖고 있는 구글과 애플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TV 시장에서 발휘한다면 재미있는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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