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구기자] 민주당이 한미 FTA 비준과 관련 사실상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한나라당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16일 오전 10시부터 긴급의원총회를 열어 이명박 대통령의 '발효 3개월 내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재협상' 제안에 따른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를 6시간 가까운 마라톤 논의를 펼친 끝에 기존의 '선(先) ISD 폐기' 당론을 유지키로 했다.
대신 민주당은 최대 쟁점인 ISD 조항을 폐지하기 위한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문서로 받아올 것을 우리 정부에 역제안하기로 했다.
민주당의 결정에 대해 한나라당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속내는 편치 않은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당초 이날 오후 2시부터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지만 민주당의 의원총회 결과가 늦게 나오면서 의원총회 자체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지도부 등은 이날 늦게라도 의원총회를 열거나 아니면 17일로 연기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당론 결정에 대해 쉽게 받아들일 분위기는 아니어서 여야간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새롭게 제안한 ISD 재협상안에 대해 정부가 민주당과의 협상에서 대부분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며 최대한 노력했다는 증거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ISD 재협상에 응할 뜻을 밝힌 만큼 민주당이 거부할 명분이 거의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 측에서는 한미 FTA 비준안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발언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낮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가진 당 소속 재선의원들과의 오찬 직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의 국회 처리 방식을 놓고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준안을 강행처리한다는 의미인가"라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아 여운을 남겼다.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문제를 놓고 '여야' 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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