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10.26 재보선 이후 정당 정치의 위기 속에서 민주당 당권주자인 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현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 리더십의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우선 노쇠화된 당을 바꿀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좋든 싫든 리더십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의 민주화 시대의 패러다임이나 가치에서 더 이상 안 나가려고 하는데 이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젊은 사람들이 무엇을 고민하는지, 젊은 세대들과의 소통에 대해 우리가 문을 닫고 있다"면서 "의도적으로라도 젊은이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 젊은 층들의 일정 비율을 도입하거나 공천 과정에서 젊은 인재를 발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10.26 재보선 결과에 대해 당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 역시 견지했다.
김 의원은 "정당이라면 자기 존립 이유가 되는 인물을 키워 심판받아야 하는데 우리가 이번에 기회를 잡지 못했다"며 "정치 지도자들이라면 당원들에게 이 같은 상황을 설득하고 어떤 형태든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큰 영향을 준 '안철수 열풍'을 어떻게 보십니까.
"안철수 열풍, 태풍을 만들어낸 진원지는 2.30대 젊은이들입니다. 2.30대 젊은이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에 대해 안철수 교수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줬죠. 젊은 층들은 기회와 정의에 목말랐던 것 같은데 기존 정치권은 대안을 못 줬습니다. 안 교수의 메시지 중 분명한 것이 정의와 경제 민주주의입니다. 대한민국이 불평등한 사회가 된 원인 중 상당부분은 특권과 반칙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재벌 등 경제적 강자들의 횡포와 반칙들이 너무 심해서거든요. 이것이 안 교수가 그동안 던진 메시지와 일치합니다."
-민주당의 위기 원인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민주당의 위기의 본질은 세 가지입니다. 우선 민주당이 재생산에 실패했습니다. 민주당에 젊은 당원들이 없거든요. 오랫동안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형성된 열혈 당원들의 열정만 가지고는 대안을 만드는데 한계에 부딪힌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소통의 위기인데요. 20, 30대 의 문제를 듣고 그들과 함께 문제를 풀려고 하는 노력을 우리가 못해냈어요. 문화적 감성과 코드가 맞지 않는 것이죠. 마지막은 젊은 세대들이 자신들을 투사할 수 있는 유력한 대권 주자 부재가 합쳐져 민주당에게 혹독한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위기에 대한 손학규 대표 등 현 지도부의 현실 인식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정당이라면 자기 존립 이유가 되는 중요한 인물들을 키워 공천하고 심판받아야 하는데 우리가 이번에 기회를 잡지 못했죠. 그렇다면 정치 지도자들이라면 지지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어떤 형태든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하죠. 그러니 책임있는 행동을 해달라는 것입니다."
-지금 당에서 논란이 되는 통합과 당 쇄신의 순서, 어떻게 이뤄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 중병이 들어있는 상황입니다. 당의 존립 근거가 부정당하고 있는 판인데 우리 내부를 되돌아보고 우리 지지층들에게 우리가 무엇이 부족해 이런 상황에 왔는지 솔직하게 의견을 나누면서 모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없이 그냥 바로 통합이라면 생각이 다르고, 정치적 이해가 다르고, 전망조차 다른 이들을 통합이라는 틀 내 집어넣기만 하면 국민들에게 신뢰 받는 정당이 탄생할 수는 없습니다. 우선 민주당이 스스로를 추스르고 지지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통합의 힘이 생긴다고 보는 것이죠."
-최근 손학규 대표의 통합 매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이 스스로를 추스르고 새 리더십을 뽑고 하기 보다는 대통합에 스스로의 명운을 거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 같아요. 손 대표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이렇게 상처받은 상황에서 그것이 가능하고 동력이 있겠냐. 문재인 이사장은 자기들은 신당창당은 안하겠다. 자신들이 제기한 통합 방안에 동참하는 세력과 통합을 하자고 이야기했거든요. 이같은 과정이 있어야 우리 당원들도 동요 하지 않겠죠."
-이인영 최고위원이 내놓은 당 쇄신법 ▲낮은 곳으로 가는 민주당 ▲미래로 가는 민주당 ▲젊고 역동적으로 가는 민주당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당 주류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고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에 속하는 이인영 최고와 그 또래들의 견해라고 봅니다. 이인영 최고위원도 현 지도부인 만큼 먼저 지도부로서 당당히 책임지는 모습에 대해 자기 입장을 먼저 내놓아야 할 것 같아요. 그러면서 이 당에 대한 혁신이나 고언을 내놓는다면 좀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김부겸 의원이 생각하는 민주당 쇄신책은 무엇인지요.
"우선 노쇠화된 당을 바꿀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죠. 두 번째는 좋든 싫든 리더십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세 번째는 이번에 드러났다시피 우리에게 오랫동안 덧씌워진 지역당이라는 이미지를 걷어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민주당이 자기 혁신의 방안을 찾고 당원들이 이를 이해하고 자기 의사결정을 한 후 그것을 근거로 통합을 했을 때 정말 위력 있는 통합이 됩니다. 통합이라는 시대 흐름을 누가 부인하겠습니까. 그러나 이를 책임질 수 있는 주체가 건강하게 거듭나야 그 과정이 진행이 잘 될 것입니다."
-쇄신책에 대해 조금 더 구체화시켜 주시죠.
"우리가 반대 야당이냐 대안 정당이냐를 고민해왔잖아요. 그런데 국민들은 반대야당도 분명히 하고 다음에 정권을 맡겨도 좋은 믿음직한 대안 정당 역할도 하라는 것이에요. 두 번째 그렇게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민주화 시대 패러다임이나 가치, 네트워크에서 더 이상 안 나갈려고 해요. 이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것이죠. 젊은 사람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젊은 세대들이 우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소통의 본질에 대해 우리가 문을 닫고 있잖아요. 당에 젊은이들도 없고. 이를 뜯어고치지 않고 어떻게 하겠어요. 의도적으로라도 젊은이들의 참여를 유도할수 있는 방안, 의무 비율 도입, 공천 과정에서 젊은 인재 발탁 등을 도입해야죠. 우리가 이를 합의해야 합니다. 리더십의 세대교체는 새로운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새로운 접근을 하는 것을 보여주자는 것이죠."
-야권 통합의 방식은 어떤 게 옳다고 보십니까.
"저도 지금까지는 대통합 방식이 확실한 승리를 담보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최근의 과정을 보면서는 이른바 이념정당 노선을 분명히 하겠다는 분들은 그냥 둬야 할 것 같아요. 그 분들과는 필요에 따라 연대나 다른 방식으로 하고, 우선 민주개혁진영의 집권과 세상 운영을 바꾸는 패러다임에 동의하는 부분부터 시작하고 통합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진보진영 지도자들이 통 크게 결단해야 한다고 봅니다.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항일 투쟁이라는 중요한 계기 때 자신들의 깃발을 내리고 국민당과 통합하지 않습니까. 우리 진보정당 지도자들이 통 큰 결단을 통해 대한민국 운영의 근본 틀, 대한민국 운명에 관한 큰 물꼬를 터놓고 그 다음에 당신들이 이야기하는 이념의 중요한 가치, 문제 제기자의 역할을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분들은 자신들의 대의가 훼손당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같이 통합되면 좋지만 그 분들 때문에 통합의 스케줄이 늦어지면 곤란하다고 봅니다. 제 이야기는 중통합 수준이 될 것인데 그러나 여전히 총선이나 대선 등 큰 정치적 계기에서는 연대하거나 연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하겠죠."
-한명숙 전 총리의 무죄퍈결로 전당대회 구조가 완전히 바뀌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층들은 한 총리가 2년 동안 탄압받은 것에 대한 강한 연민과 연대가 있는 것 같아요. 이를 견뎌낸 불사조 같은 이미지, 강한 리더십을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으로 봐서는 아주 백만원군을 얻은 셈이라고 할까요. 다만 당권경쟁에 뛰어든 저희에게는 상당히 혹독한 상황이 된 것은 사실이죠. 그러나 당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귀중한 계기가 된 것에 우리가 박수를 쳐야 하지 않겠어요."
-민주당 위기의 하나로 대표선수가 없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복안이 있습니까.
"현재 민주당 틀 안에는 그 분들이 안 올 것 아니에요. 그래서 우리가 대통합이라는 큰 틀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통합이라는 큰 틀이 우연히 어느 날 공중에서 만들어질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 점에서 문 이사장이 자신들은 당을 만들지 않고 민주당이라는 틀을 키워서 거기서 여러 세력들이 결합하는 그림을 제시했죠. 저는 이것은 중요한 인식의 출발이라고 봅니다. 그랬을 때 민주당이 지금까지 쌓아온 성과, 역사적인 자신들의 공과가 있잖아요. 그 토대 위에서 새로운 비전을 지닌 인물·정책·그룹이 보태지면 저는 박근혜 대세론 쉽게 넘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김부겸 의원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가 있지만 원내대표에 연거푸 떨어지는 등 아직 자신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두 가지입니다. 제가 그동안 가능한 제 자신을 낮추고 뒤로 숨었죠. 그러나 이제는 그것을 벗어던져야겠습니다. 이유는 저만이 이 당에 할수 있는 독특할 역할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정통 민주개혁세력이라고 자부합니다. 청춘을 바쳐 대한민국 공동체의 민주화와 남북문제에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 동안은 가능한 이런 부분을 드러내지 않았고, 조정자·화해자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입니다. 또, 저는 이 나라 보수 원류인 영남 본류와 맞서 싸워왔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이 전국적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는데 제 역할이 분명히 있다. 제가 경북 출신이기도 하지만 제가 그동안 살아온 삶 자체가 보수 본류들과는 맞서 싸워왔으므로 그런 역할이 있습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동영상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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