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일명 '해피 드럭(Happy Drug)'으로 통하는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의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연평균 7%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연간 1천억원 규모로 특히 지난 2년 동안은 매년 10%의 급속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더구나 음성적으로 판매되는 불법제품의 유통 규모가 연간 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이 불법제품 시장이 양성화될 경우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발기부전치료제의 최근 1년간 실적기준에 따르면 화이자의 '비아그라'가 395억원(39.3%)의 매출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어 릴리의 '시알리스' 330억원(32.9%), 동아제약의 '자이데나' 217억원(21.7%) 등 상위 3개사의 제품이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SK케미칼의 '엠빅스' 31억원(3.1%), 바이엘의 '레비트라' 29억(2.9%) 등이 분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JW중외제약이 자체 개발한 발기부전치료제 '제피드'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관련 시장을 둘러싼 6개 제약사의 본격적인 춘추전국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내년 5월에는 비아그라의 물질특허 만료로 다수의 제네릭(복제약) 출시가 예정돼 있어 관련 시장의 격변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CJ제일제당, 대웅제약 등 20여개 제약사들이 제네릭 출시를 위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신청한 상태다.
◆'빠른' 반응속도에 '편리한 '복용법'까지…다양한 제품 출시 연이어
비아그라, 레비트라, 자이데나 등의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3강 구도에 후발업체들은 복용법과 약효시간 등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으로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약효시간 단축이다.
제피드는 약을 복용한 이후 50~120분에 약의 혈중농도가 최고치를 기록하는 기존 발기부전치료제보다 약효 발생 시간을 단축해 복용 30분 만에 약효가 최고치에 도달하도록 한 제품이다. 약을 먹고 오랜 시간 기다려야 했던 불편을 해소했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바이엘은 지난 7월 물 없이 입 안에서 녹여먹는 방식의 새로운 개념이 채용된 발기부전치료제인 '레비트라 ODT'를 선보였다. 구강붕해정(ODT) 형태의 레비트라 ODT는 물이나 액체 없이 입안에서 10~15초 안에 녹아 언제 어디서나 물 없이도 편리하게 복용할 수 있다.
물과 함께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할 때 불편함을 느끼는 상당수 환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해 차별성을 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케미칼 역시 필름 형태로 녹여먹는 엠빅스를 개발중이다.
선두주자인 릴리의 '시알리스'와 동아제약의 '자이데나'는 최근 기존 제품을 하루 한 번씩 매일 복용하는 저용량 제품으로 발매해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언제라도 약효를 볼 수 있도록 약을 매일 먹는 저용량 제품의 수요는 기존 수요와는 다른 새로운 시장이라는 게 이들 업체의 판단이다.
'비아그라'로 국내에 최초의 발기부전치료제를 선보인 화이자도 오리지널리티의 상징성을 내세워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할 계획이다.
◆가격.효능 천차만별...비아그라 특허만료에 시장 격변 예고
국내 발기부전치료제의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다. 일단 이번에 출시된 JW중외제약의 '제피드'를 제외하고는 국내사들의 제품이 저렴한 편이다.
화이자의 '비아그라'와 바이엘의 '레비트라'는 고용량 제품이 1만5천원이다. 릴리의 '시알리스'는 고용량 제품이 1만8천원으로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인 동아제약의 '자이데나'와 SK케미칼의 '엠빅스'는 고용량 제품이 1만2천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다.
반면, 국내사 중 가장 늦게 시장에 진입한 JW중외제약의 '제피드'는 고용량 제품을 1만6천원에 내놓았다. 기존 제품과 차별화되는 속도와 안전성이 제피드의 높은 가격대의 배경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제약사들이 발기부전치료제 등 삶의 질을 높이는 '해피 드럭'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 비아그라, 시알리스, 자이데나 등 3개 제품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후발업체들의 마케팅 역량에 따라 향후 시장 판도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제품을 내놓은 6개 제약사를 비롯해 내년 비아그라 특허가 만료되면 제네릭까지 대거 출현해 국내 발기부전치료제시장은 전쟁을 방불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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