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손학규, 야권 통합·당 혁신 불씨 살릴까

[채송무기자]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지 하루 만에 사퇴를 철회했다. 재신임적 성격의 사퇴 논란 속에서 손 대표는 야권 통합과 당 혁신을 천명해 이후 야권의 구도 변화가 본격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손 대표는 이번 사퇴 논란을 거치면서 일종의 재신임을 받았다. 지난 3일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누르고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되면서 그간 박영선 후보에 올인했던 손 대표는 위상의 약화가 불가피했다.

그러나 손 대표가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한 후 민주당 내 주류·비주류를 가리지 않고 그의 사의를 만류했다.

5일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손 대표의 사퇴 철회를 당론으로 결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김진표 원내대표와 정장선 사무총장이 손 대표의 자택을 직접 방문해 사퇴 철회를 촉구했다. 손 대표는 이를 받아들여 사퇴를 철회했다.

돌아온 손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다시 야권 통합과 당 혁신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당이 사퇴 철회를 요구한 뜻은 서울시장 선거를 끝까지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그리고 남은 임기 동안 야권 통합과 당 혁신에 매진하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당 혁신의 내용에 대해 말하지는 않았지만, 손 대표는 기존의 민주당 구도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지금 이 시대 민주당은 당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민생·평화를 존중하는 모든 정치 세력이 바로 민주당"이라며 "모든 서민과 중산층의 꿈이 바로 민주당이 품어야 할 더 큰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또 "지금의 민주당만 보지 말고 더 큰 시야로 민주당이 민주진보진영 전체를 품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더 큰 민주당이 돼 민주진보진영의 큰 용광로가 돼야 한다. 저는 더 큰 민주당 안에서 서울시장 선거 승리로 이끌고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박원순 후보의 민주당 입당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손 대표는 "이제 통합 단일 후보가 된 박원순 후보는 우리 민주당의 후보"라며 "당원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서울시장 승리에 결의를 보였다.

손 대표는 "이번에 박원순 후보로 단일화된 것은 민주당의 패배가 아니라 더 큰 민주당의 승리라는 것을 깨달으라는 뜻이 담겨 있다"며 "박원순 후보가 이기면 민주당이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신임을 통해 위상을 회복한 손 대표가 기존 민주당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야권 통합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그동안 진보대통합 무산과 진보신당 내분 등으로 난항에 빠진 야권 통합의 불길이 다시 살아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