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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했던 팀 쿡…그래도 잡스 빈자리는 컸다


[김익현기자] 각본은 비슷했다. 내용도 비슷했다. 하지만 배우가 달랐다. 그것도 아주 많이.

4일(현지 시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 행사. 밤잠을 설치고 기다린 전 세계 애플 마니아들의 기대와 달리 아이폰5는 끝내 출시되지 않았다. 아이폰4S와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인 시리(Siri)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애플 측은 '시리'에 대해 '똑똑한 여비서'라고 소개했지만, 아이폰5를 기다린 팬들의 실망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이날 행사가 허전했던 건 아이폰5 실종 사건 때문만은 아니었다. 늘 그 자리에 있었던 잡스의 실종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이날 잡스 대신 무대에 오른 팀 쿡은 차분하게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프레젠테이션 방식도 비슷했다. 최근의 주요 통계 수치들로 운을 뗀 뒤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시연했다. 그런 다음 새 하드웨어를 보여준 뒤 제품의 주요 특징들을 설명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스티브 잡스가 즐겨 사용하던 방식 그대로였다.

물론 다른 부분도 있었다. 잡스가 혼자서 원맨쇼를 했던 것과 달리 팀 쿡은 필 쉴러, 에디 큐, 스캇 포스톨 등 부문별 책임자를 연이어 무대 위로 불러 올렸다. 강력한 1인 지도 체제와 집단 지도 체제의 차이를 보는 듯 했다.

전체적으로 비슷했던 틀에도 불구하고 잡스의 빈자리는 꽤 컸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 계열인 올싱스디지털은 "팀 쿡은 무대에서 유능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역시 잡스는 잡스였다"고 평가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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