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정치권의 명운을 결정하는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 제1야당인 민주당이 후보도 내지 못하게 되면서 손학규 대표가 주창했던 야권통합의 힘 역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3일 치뤄진 야권 통합 후보 경선을 통해 52.15%를 획득해 45.57%를 얻은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1.48%의 민주노동당 최규엽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그간 '안철수 돌풍'과 박원순 '바람'으로 나타난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에 대해 민주당은 반성의 목소리를 내놓으면서도 정당 정치의 가치를 강조하며 정면 돌파를 꾀했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이번 경선을 "정당 민주주의의 명운을 건 선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원순 후보의 약세가 점쳐졌던 3일 선거인단 현장투표에서조차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크게 앞서지 못했다.
오후 들어 젊은 층의 투표 참여가 크게 늘면서 박원순 후보의 지지가 늘어난 탓이다. 이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다시 한번 표출된 것으로 기존 민주당의 힘이 크게 약화될 것임을 보여준 것이다.
여기에 손학규 대표는 그간 박영선 후보에 그야말로 올인했다. 야당 통합 후보가 된 박원순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하는 방법도 있지만,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커 이마저도 쉽지 않다.
손 대표가 상처 입으면서 그동안 그가 주도했던 야권 통합 목소리 역시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비주류를 중심으로 통합보다는 민주당의 힘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비주류 장세환 의원은 이번 경선 결과에 대해 "민주당의 존재감이 상실됐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입증된 것"이라며 "앞으로 시간을 두고 민주당의 존재감을 국민 앞에 알리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그동안 민주당이 자신감을 갖고 해야 하는데 야권 단일화만 말했다"며 "야권 단일화도 좋지만 민주당이 국민에게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말을 먼저 해야 한다. 그런 것도 없이 야권단일화만 말하면 안된다"고 역설했다.
장 의원은 "지도부 인책론을 제기할 필요는 없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무조건 야권통합은 안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사진 설명= 3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야권 단일후보 국민참여경선'에서 손학규 대표(오른쪽)가 야권단일 후보로 선출된 박원순 후보를 껴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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