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기자] 정부가 차세대 모바일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LTE와 함께 와이브로까지 동시에 지원하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강구하기로 했다.
차세대 통신 기술표준이 이미 LTE로 옮겨갔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와이브로를 결코 '버린 자식' 취급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문화부, 지경부, 방통위 공동 주최로 21일 서울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차세대 모바일 주도권 확보 컨퍼런스'에서 지식경제부 신성장동력실 최우석 정보통신산업과장은 "차세대(4G) 모바일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4세대 단말 핵심부품이나 망구축, 망 시스템 개발 측면에서 LTE와 와이브로를 동반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석 과장은 "LTE 어드밴스드 기반 무선망시스템 상용화 기술 개발에 올해 44.8억을 투자했으며, 와이브로 어드밴스드도 상용화를 위해 올해 정부 예산 35억원을 들여 기술 개발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4G 단말기용 핵심 부품 자립화를 위해 지난 7월 LTE어드밴스드 베이스밴드 모뎀칩, AP, 고주파칩 상용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또 와이브로의 경우 ETRI가 올해 말인 12월에 와이브로 어드밴스드 개발 시스템을 최초로 실외에서 시연할 예정이다. 와이브로를 통해 제4이동통신사가 되려고 준비중인 곳도 있다.
최 과장은 "와이브로가 제4이동통신사업자 기반으로 서비스 경쟁, 유효 경쟁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로 설 수 있는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정부도 그런 부분에서 (와이브로를) 지원하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 전하는 와이브로에 대한 반응은 실로 냉담하다. LTE와의 주도권 경쟁은 이미 '끝난 게임'이라는 반응이다.
이어 발표한 LG전자의 최고희 상무는 "8월 말 기준으로 85개국 237개 사업자가 LTE를 상용화했거나 LTE망을 구축하는 등 LTE에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며 "4세대 이동통신은 LTE를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전시회(IFA) 개막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주도 와이브로 정책을 비판하며 "와이브로를 하다 좀 늦어지긴 했지만 4세대는 LTE로 전략 방향을 바꿨고, LTE 분야에서 확고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야 '실패한 정책'이라는 낙인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와이브로를 놓을 수 없겠지만, 세계 4G 시장 주도권이 이미 LTE로 기울어졌다고 봐야 한다"며 "사업자들이 외면하는 상황에서 와이브로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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