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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는 '안철수 열풍'...고개 숙인 정치권


홍준표, "자성 요구" 손학규 "겸허한 반성과 자기 성찰"

[채송무기자] 추석을 전후로 전국에 '안철수 신드롬'이 확산되고 있지만 그 안에 기존 정치권은 없었다. 이를 계기로 정치권에 자기 혁신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추석 연휴 직후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돌풍은 여전히 살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드롬이라고 칭할 정도로 커진 안철수 열풍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으로 해석하고 있다.

서울신문과 여의도리서치가 추석 당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안철수 원장은 오차 범위 내 승부를 이어갔다. 양자대결을 가상한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는 46.1%, 안 원장은 44.3%로 나타났다.

조선일보와 마디어리서치가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3일 실시한 양자대결을 가상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45.2%,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41.2%로 오차범위 내 혼전을 벌였다.

현재 야권의 수위 주자들도 상당수 당 외 인사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근혜 전 대표와 오차범위 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야권의 대표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도 정당에 소속돼 있지 않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만이 민주당적을 갖고 있다.

야권 연대와 기존 한나라당에 대한 대안을 찾고 있지만 국민들은 기존 야당을 선택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 속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점차 존재감을 상실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가장 강력한 박근혜 전 대표라는 주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자 중 상당수도 정권 교체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서는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이 55.7%로 나타나 정권 재창출 30.8%보다 높게 나타났다.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자 중에서도 정권 교체를 원하는 유권자가 34.8%나 됐다.

이같은 민심은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열망으로 나타난다. 안철수 원장이 보여준 헌신성과 능력에 이같은 민심이 더해 하나의 열풍이 된 것이다.

여야는 추석 연휴가 끝난 14일 일제히 반성의 목소리를 내놨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회의에서 "최근에 안철수 현상이 나타난 것은 정치권에 대한 자성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구라고 본다"면서 "우리 정치권이 자성하고 민생을 위해 여야가 협력을 한다면 지금 춤추고 있는 여론은 달라지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서민경제가 좀 많이 팍팍해졌고, 물가를 안정시켜달라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이러한 추석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 당이 변화하고, 개혁하고 보다 서민 속으로 들어가는 계기를 삼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돌풍으로 표현되는 정치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을 분명히 보고 들을 수 있었다"며 "우리는 이런 추석 민심을 보면서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에 대한 겸허한 반성과 자기 성찰을 다짐한다"고 했다.

손 대표는 "우리 자신을 바꿔나가는 자세와 함께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 자신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민주당은 그동안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양극화를 해소하고, 차별과 특권을 없애기 위한 노력과 투쟁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주선 최고위원도 "지금 표류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 민심이 사납다"며 "제1 야당의 존재감도 상실하고 50년 민주정당의 정통성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성난 민심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용기도, 전략도 없이, 뿌리도 주인도 내팽개친 채, 선거용 떠돌이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고 표류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위기의 진앙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 이제 민주당은 정당 제도를 보호하고, 국민의 기대에 맞게 변화될 수 있도록 중심과 원칙을 가지고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와 야권통합을 주도적으로 개척해 가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비판만이 아닌 대안정책과 신뢰를 얻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래야 최근 발생된 정치적 돌풍을 잠재울 수 있고, 대한민국 정당 정치가 복원될 수 있다"고 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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