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하반기 들어서 카메라 업체들이 잇따라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을 선보임에 따라 DSLR계의 양대산맥 캐논과 니콘에 관심이 쏠린다.
캐논과 니콘은 아직 미러리스 카메라를 내놓지 않은 몇 안되는 업체들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러리스 카메라는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 내에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어서 다양한 제품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도 커지고 있다.
캐논과 니콘은 뛰어난 렌즈 기술력 덕분에 DSLR 카메라 시장의 강자 자리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장점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도 활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을 주도하는 소니, 삼성, 올림푸스 등이 전용렌즈를 확보하고 있지만 아직 그 수가 많지 않다는 것도 양사에는 유리한 점이다.
◆일단 나오면 강력한 경쟁자, 그래도 지금은 좀 곤란해
그럼에도 캐논·니콘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진출을 망설이는 것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이다. 지난해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규모는 겨우 15만~16만대. 세계 시장을 보더라도 아직은 44만~45만대 수준에 불과하다.
DSLR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양사가 굳이 후발 주자들에 대응해 신제품을 내놓을 유인은 없어 보인다.
자사 제품에 대한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효과)도 우려된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크기나 기능 면에서 보급형 DSLR 카메라와 비교되는 점을 감안할 때 미러리스 카메라 출시가 자사 보급형 DSLR 카메라 판매를 갉아먹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이 초기인 만큼 DSLR 카메라의 판매량을 깎아내리는 현상은 당분간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성장세로 미뤄볼 때 장기적으로는 DSLR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1위 노리는 니콘, 먼저 진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사장은 최근 "2012년 미러리스 카메라가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DSLR을 역전해, 오는 2013년엔 60%까지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IDC 역시 오는 2014년 미러리스 카메라가 전세계적으로 1천715만8천대까지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는 107.2%의 연평균성장률(CAGR)로 같은 기간 DSLR 카메라를 넘어서는 수치다. 캐논과 니콘으로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 것.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는 캐논과 니콘은 과거 공식석상에서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시장 상황을 보고 있다", "나중을 대비해 관련 기술 개발 및 준비를 하고 있다"는 등으로 여지를 남겼다.
이에 따라 이르면 연내 두 업체 중 한 곳은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보일 것이라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난해부터 1위 도약을 강하게 천명했던 니콘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니콘은 콤팩트 카메라에 초소형 프로젝터를 내장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와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도 캐논보다 먼저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 인터넷에서 니콘이 개발중인 미러리스 카메라의 마운트로 추측되는 사진이 유출되기도 했다.
물론 DSLR 카메라 1위 캐논이 정통 DSLR 업체라는 이미지에서 먼저 과감한 변신을 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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