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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의 짧은 안목…안드로이드 놓쳐


[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할 수 있게 한 결정적인 힘이었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 찾아왔으나 두 회사 모두 이를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과 한국의 일부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04년에 안드로이드의 제안을 거절했고, LG전자는 2007년 중반에 첫 안드로이드 폰 제작 기회를 물리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협상은 성사되지 않았다.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논란이 되고 있다. 레비는 저서에서 루빈이 안드로이드의 매각을 제안했지만 삼성이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레비의 책을 인용한 기사가 잇따라 보도되자 당시 삼성 측 휴대폰 사업부장이었던 이기태 연세대 교수는 "책에 실린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루빈은 당시 데인저(Danger)라는 디자인 회사 부사장 자격으로 회사를 찾아와 휴대전화 디자인을 사라고 했지만 우리가 개발해 특허까지 보유한 기술이라 거절했다"고 한국 언론들을 통해 해명했다.

그는 "안드로이드 이야기는 듣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어찌됐건 삼성을 방문한 자리에서 큰 성과를 얻지 못한 루비은 몇달 뒤 구글을 방문했고, 구글은 2005년에 안드로이드를 5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그 결과는 몇년 뒤에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난 2분기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43.4%에 달하고 있고, 삼성전자가 독자개발한 운영체제인 '바다'는 1.9%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도 2007년 중반 세계 첫 안드로이드폰 제작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안드로이드가 구글에 인수된 뒤 앤디 루빈은 2007년 이를 채택할 제조회사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다행히 앤디 루빈이 맨 먼저 방문한 곳은 우리나라의 LG전자였다. 그러나 LG는 이 협상을 거절했고, 그 과실은 대만의 HTC로 넘어갔다.

당시 HTC는 MS를 위해 윈도폰을 만들던 작은 회사였고, 그런 만큼 앤디 루빈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선택으로 인해 LG전자와 HTC의 운명은 크게 엇갈렸다. HTC는 첫 안드로이드 폰 'G1'을 내놓은 뒤 수년만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반면에 LG전자는 아직까지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제 궤도에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또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이 처음 나오고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며 세계 휴대폰 시장이 요동을 친 뒤에야 뒤늦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과거에 자신들이 물리쳤던 그 안드로이드와 다시 연대를 해야만 했다. 특히 최근에는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자 구글과의 불편한 관계 속에서 새 진로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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