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 성남에 사는 회사원 김모(여,40) 씨는 지난 2000년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소형승용차를 구입했다. 김씨는 결혼 후 두 아이의 엄마가 됐지만 차는 아직 그대로 소형차를 사용하고 있다. 김씨는 차령이 12년에 육박하고 있어 잔 고장이 많고, 가족이 나들이 할 경우 아이들 안전을 고려해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구입키로 하고 지난 6월 초 기아차 대리점을 찾았다.
김씨는 최근 스포티지R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대리점 전시용 차량을 구입하려 했다. 그러나 대리점에 전시된 스포티지R은 디젤차량이 아닌 가솔린차량이었다. 김씨는 고스란히 한 달을 기다려서야 스포티지R의 운전대를 잡을 수 있었다.
출시 1년이 흘쩍 넘었지만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R과 K5가 여전히 상한가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차 출시 효과가 3∼4개월, 길어야 6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차량의 인기는 현대자동차 아반떼, 그랜저, 쏘나타와 함께 장수 모델로 떠올랐다.
15일 기아차에 따르면 스포티지R 은 지난 2010년 3월, K5는 같은해 4월 각각 출시된 이후 지난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7만1천388대, 10만9천908대로 각각 집계됐다.
이들 차량은 올 들어서도 국내 베스트세셀카 10위 안에 이름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K5는 모두 7천51대, 스포티지R은 4천759대가 각각 팔려 베스트셀링카 5위와 7위에 각각 올랐다. 또 지난 7월에도 K5(7천85대)와 스포티지R(4천797대)은 전달과 같은 순위를 기록했다.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누적 판매에서도 K5(4만8천32대)와 스포티지R(3만1천462대)은 5위와 7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처럼 이들 차량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기아차 대리점에서 이들 차량을 구경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들 차량 가운데 스포티지R은 대리점에 전시돼 있어도 휘발유 차량이거나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덜 찾는 사양이다. K5는 아예 찾아볼 수 없다.
기아차 서울 도곡중앙지점 고영기 팀장은 "작년 출시 당시보다 대기 시간이 짧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K5는 두달 가량, 스포티지R은 보름에서 한달 가량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면서 "스포티지R은 대기시간이 상당히 짧아졌지만 K5는 생산량을 늘렸어도, 수출 물량과 맞물려 있어 주문 후 최소 두 달은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문후 K5 두달, 스포지티지R 보름에서 한달 기다려야
기아차 성남 경원대 지점 김충건 팀장은 "현재 우리 지점의 경우 월평균 K5가 100여대, 스포티지R이 60∼70대 정도 팔리고 있다"면서 "고객들 가운데는 대리점 전시 차량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아예 대리점에서는 K5와 스포티지R TLX(디젤)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의 다른 차량의 경우 대기 시간이 짧게는 2∼3일 길어야 일주일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두 차종의 대기 시간은 다른 차종 대비 두배에서 열배에 이른다.
또 전시 차량의 경우 새 차고, 성능에 아무 이상이 없지만 차량 구입을 위해 대리점을 찾은 고객들의 손때가 묻은 만큼 차량 가격은 상대적으로 공장에서 막 출고된 차량보다 저렴한 점도 이들 차량을 많이 ?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김 팀장은 귀띔했다.
이로 인해 기아차는 지난해와 올 상반기 실적이 급증했다.
지난해 기아차는 수출과 내수에서 모두 140만대의 차를 팔아 전년(114만2천대)보다 22.6%(25만8천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 회사의 총매출액은 18조4천160억원에서 23조2천610억원으로 26.3%(4조8천450억원) 늘었다.
또 올해 상반기에 기아차는 국내외에서 모두 120만3천대를 팔아 작년 같은 기간(100만4천대) 보다 19.9%(19만9천대) 상승했다.
이 기간 총매출액은 17조470억원에서 22조2천380억원으로 30.5%(5조2천910억원) 늘었으며, 올 상반기 매출은 작년 총 매출의 95.6%에 이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1조1천40억원→1조8천720억원)은 69.5%(7천680억원), 순이익(1조1천750억원→2조810억원)은 77.2%(9천60억원) 각각 급상승했다.
한편, K5는 세타22.0 가솔린엔진에 6단자동·수동변속기를 장착하고 최고출력 165마력(6천200rpm)과 최대토크 20.2kg.m(4천600rpm)를 낸다. 안전사양으로는 운전석,조수석 사이트 및 커튼 에어백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 및 급제동 경보 시스템등을 갖췄다. 연비는 ℓ당 13.8km. 차량 가격(부가세포함)은 1천980만원에서 2천9454만원.
또 스포티지R(디젤)은 E-VGT R 2.0엔진을 장착하고, 6단 자동·수동변속기를 구비했다. 스포티지R 가솔린은 쎄타2 2.0엔진을 지녔다. 이들 차량의 연비는 ℓ당 최소 11.2km에서 최대 17.4km를 자랑한다. 편의사양으로는 K5와 마찬가지로 4에어백 시스템이 적용됐다.
두 차종은 저공해차량으로 공영주차장 주차료 5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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