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오기자] 경남 합천군 황매산 자락.
'여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도시에서 아등바등 삶을 살아오던 서정홍 시인은 '철없는 농부'가 된다. 서정홍 시인은 "도시에서 돈 몇 푼으로 사서, 아무 생각도 없이 목숨을 이어 왔다는 게 너무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그저 남한테 피해 주지 않고 열심히 사는 게 바른 삶이고, 서로 속이고 서로 눈치 보며 서로 경쟁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복잡한 도시에서 사는 것 자체가 자연과 사람한테 죄가 되는 줄 미처 몰랐다고 한다. 그러면서 서정홍 시인은 "밥상 앞에서 부끄러운 줄 모르고 밥만 먹고 살아온 것"이라고 되뇌인다.
<부끄럽지 않은 밥상>은 네 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1장인 '아름다운 유산' 편에서는 시인이 직접 집터를 고르고, 흙집을 짓는 과정을 그렸다. 서울에서 아파트 두 평정도 살 수 있는 돈(1천 만원)으로 산골 집터를 산 뒤 친구들과 동네 주민들의 무상 도움으로 황토집이 탄생하는 과정을 그렸다.
시인이 정착한 합천군 황매산 자락의 동네 주민들의 일상과 늙은 농부들의 어려움, 그리고 연로한 어르신들이 삶을 마감하는 상황을 쓴 '세상의 물결을 거스르다'가 제2장으로 꾸며졌으며 농사꾼에게 있어 무엇이 중요한지 왜 농사꾼이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지를 묘사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이 제3장을 이룬다.
마지막으로 농부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세상의 자연 파수꾼으로 우뚝 서 있는 농부들의 참 모습을 그린 '봄은 낮은 데서부터'라는 주제가 마지막 장을 장식하고 있다.
서정홍 시인에게 있어 도시는 어떤 곳이었을까.
"도시는 날이 갈수록 희망보다는 절망을, 행복보다는 불행을 안겨 주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나누고 섬기는 세상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서로 헐뜯고 속이고 서로 견주고 살지 않으면 버텨나갈 수 없는 세상으로 변해 갔습니다."('봄은 낮은 데서부터' 중에서)
그런 도시로부터 완전 고립을 선택하고 농부가 된 그에겐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살림살이는 가난했지만 마음은 여유로웠습니다. 온갖 자연재해를 입으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농부는 자연 속에서 온몸으로 흘리는 땀으로 우리를 가르칩니다. 땀 흘려 일하며 정직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사람대접' 받는 세상이었습니다."
서정홍 시인, 아니 농부의 거친 손에서 우러나오는 아름다움… 그와 함께 지금 이 시대 농촌을 일구며 살아가는 사람들…가난하지만 마음은 여유롭고…불편한 게 많지만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진정한 농사꾼을 <부끄럽지 않은 밥상>에서 마주할 수 있다.
<부끄럽지 않은 밥상 - 농부 시인의 흙냄새 물씬 나는 정직한 인생 이야기>
장르:시/에세이/기행
저자:서정홍
출판사:우리교육
가격:6천750원
◆8월 둘째주 추천 전자책
<국가부도 - 미친 빚잔치의 끝은 어디인가? >
장르: 경제/경영
저자: 발터 비트만
출판사: 비전B&P
가격: 7천500원
<국가부도>는 스위스의 경제학자 발터 비트만이 국가부도라는 현상을 역사적으로 접근해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과연 이것이 피할 수 없는 불가피한 일인지, 대안은 없는지 등을 제시한 책이다. 파국을 피하기 위해 원로 경제학자가 내놓는 급진적인 구조조정은 사회보험, 의료보험, 조세체계 등 나라살림의 모든 면에서 활용될 수 있는 적확하고 실제적인 해결 방안이다.
<그녀를 찾습니다>
장르:소설
저자:조윤
출판사:랜덤하우스코리아
가격:6천원
납치와 감금이라는 형태의 강요, 집요한 추적, 세상에 대한 분노, 화해와 포용…. 주인공들은 감당하기 힘든 부재의 충격과 공포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현실의 무거운 짐을 벗기 위해 몸부림치면서도 나약하기 그지없는 서로를 끌어안고 마지막까지 '재생'과 '부활'의 의지를 불태운다.
<책에 미친 바보 - 개정판>
장르:시/에세이/기행
저자:이덕무
출판사:미다스북스
가격:7천800원
책의 제목인 '책에 미친 바보'는 이덕무의 별명이기도 하다. 햇빛이 드는 곳은 어디든 책상을 옮겨가면서 책을 읽었다던 이덕무. 선인들의 책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으며, 진귀한 책이라도 얻을라치면 뛸 듯이 기뻐하고, 누군가가 책을 빌리면 자신에게도 꼭 책을 빌려달라고 당부했을 만큼 책을 좋아하던 이덕무. '책에 미친 바보'보다 이덕무를 제대로 나타내는 말은 없을 것이다.
<한국의 유산 -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마흔다섯가지 힘>
장르:역사/신화/문화
저자:KBS한국의유산제작팀
출판사:상상너머
가격:1만1천900원
<한국의 유산>은 우리의 유산들 중에서 마흔다섯 가지 유산을 선별해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문화, 선조들의 빛나는 시대정신과 지혜, 문화강국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유·무형의 유산들을 흥미롭게 재구성한 책이다.
<솔로부대 탈출매뉴얼 - 1000만 네티즌을 잠 못 들게 한>
장르:시/에세이/기행
저자:무한
출판사:경향미디어
가격:5천900원
다음 뷰, 올블로그, 티스토리, 알라딘까지 베스트 블로거 자리를 휩쓴 저자는 '연애'를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다. 누구나 관심 갖고 고민하는 '연애', '남녀관계'. 논하기는 쉽지만 모범답안을 찾기가 어려운, 다루기 힘든 주제다. 그럼에도 수많은 네티즌들을 계속 찾아오게 만드는 그의 글은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고양이 집사 상담소 - 프로 집사 노블캣의 유쾌한 조언 >
장르:시/에세이/기행
저자:강나래
출판사:랜덤하우스코리아
가격:7천680원
<고양이 집사 상담소>의 저자는 많은 견공들, 고양이들과 함께 살고 있으며, '노블캣'이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품종의 고양이를 분양하고 있다. 어린 고양이들을 돌보고, 많은 고양이들과 함께 살면서 고양이에 관한 한 모르는 게 없는 '프로 집사'가 되었다. 고양이를 데려간 초보 집사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를 해 하소연한다.
<우리말의 탄생 - 최초의 국어사전 만들기 50년의 역사>
장르:인문
저자:최경봉
출판사:책과함께
가격:1만1천920원
우리가 그동안 미처 몰랐던 우리말 사전 탄생기! 우리말사전이 만들어지기까지 50년 동안의 길고 험난했던 과정을 최조로 집중 조명한 책이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직후에 이르기까지 민족사의 격동기에 오로지 우리말 사전 편찬 하나에 온 인생을 걸었던 사람들의 좌절과 고통, 그리고 완성의 기쁨이 담담한 필치로 그려져 있다.
<이중섭을 훔치다>
장르:시/에세이/기행
저자:김영진(몽우 조셉킴)
출판사:미다스북스
가격:9천900원
'소'의 화가로도 알려진 그는 소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였으며, 소를 통해 우리 민족의 자화상을 그려내었다. 그는 한 아내의 남편이었으며 두 아이의 아버지였고 무엇보다도 정직하고 양심적인 화공이었다. 인간 이중섭이 실제 느꼈을 감정과 그가 작품에 넣었던 감정들, 그리고 그것들이 작품 속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은 그의 작품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 - 길에서 만난 세상 두 번째 이야기 >
장르:사회/정치/법률
저자:박영희
출판사:우리교육
가격:6천500원
바야흐로 '경제 살리기'가 최대의 화두가 되어 버린 무한 경쟁의 시대, 그 경쟁에서 살아남은 이들만이 주목을 받는 이 사회에서 좀처럼 세상의 눈길을 받기 어려운 이웃들이 우리의 곁에는 존재한다. 일상에서 쉽게 마주치지만 많은 이들의 관심 밖에 있는 환경미화원과 아파트 경비원, 대학이나 병원의 청소 용역 노동자들. 바쁘게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들의 힘겨운 생활에 무관심하거나 혹은 이기적인 태도로 그들을 대하곤 한다.
※추천 전자책은 반디앤루니스(www.bandinlunis.com)에서 제공합니다. 반대앤루니스에서 관련 전자책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정종오 엠톡 편집장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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