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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제 리스크, 美와 크게 다르지 않아"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 정부에 '쓴소리'

고계현(사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은 9일 "이번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의 연장 선상"이라며 "미국 정부는 부시 정부 때부터 감세를 지속하고 부동산 등에 과도한 거품을 유지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거품이 금융 시장에서부터 빠지면서 지난 2008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이어 이번 신용 등급 하락까지 이끌었다"며 "우리나라 상황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 총장은 "우리나라도 MB 집권 이후 감세와 환율, 연기금 및 부동산 시장 등을 받치기 위해 인위적인 정책을 구사했고, 4대강 사업 등으로 재정수입은 줄고 지출이 증가했다"며 "외채도 100조 이상 증가하는 등 우리나라도 언제 터질 지 모르는 '뇌관'을 앉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이 양호하다고 발표하고는 있지만,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 무역기구(WTO)의 예전 산출 방식에 따른 것"이라며 "지난 2000년 이후 산출 방식을 적용하면 우리나라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55%∼60% 수준으로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내놓은 올해 말 주요국 부채비율 예상치에서 네덜란드(65.6%)에 이은 세계 8위 수준이다.(미국 99.5%, 프랑스 87.6%, 캐나다84.2%, 영국 83%, 독일 80.1% 순).

고 총장은 "내년 총선과 대선으로 포퓰리즘에 따른 선심성 공약과 대형 토목공사 등으로 재정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번에 거품을 걷어내기 위한 전반적인 재정 점검으로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와는 정반대 입장이다.

◆정부, 정반대 입장…재정건전성 양호

최종구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지난 8일 재정부 기자실을 찾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정부의 외환보유액, 외채구조, 경상수지, 국가신용등급 등 대외부문 주요 건전성지표를 직접 설명했다.

최 차관보는 "우리나라의 대외부문은 위기 이전에 비해 매우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2008년 8월 2천432억달러에서 올 7월 말 현재 3천110억달러로 27.9% 증가하는 등 인도에 이어 세계 7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최 차관보는 이어 "우리 정부의 외채구조도 금융위기 이전보다 획기적으로 개선돼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지난 2007년 말 48%, 2008년 9월 말 52%, 올 3월 말 현재 38%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경상수지 관련,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1월부터 8월까지 31억불의 경상수지 적자를 냈으나,, 2009년(328억불)과 2010년(282억불)에는 GDP대비 3% 내외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달성했다고 최 차관보는 말했다.

최 차관보에 따르면 올해에도 우리나라는 160억불 내외의 경상수지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향,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Moody's)는 지난해 4월14일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1단계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스탠다드 앤 푸어스(S&P)와 영국의 피치(Fitch)社도 우리나라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어, 현 등급을 유지할 가능성 높다고 최 차관보는 덧붙였다.

최 차관보는 "우리나라는 재정상황도 양호한 편이며, 외국인들은 최근 국내 채권시장 강세를 전망, 국채선물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증권시장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주요 20개국이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이들 국가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경험 갖고 있어 이번 미국 신용 긍급 사태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시장 개입을 요구했다.

현대증권 한 관계자는 "미국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공포심리가 확산되고 있고, 외국인들의 매도에 이은 개인 투자자들의 투매가 가담해 증시가 폭락했다"며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 불안에서 비롯된 위기로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8일 국내 주식시장은 코스피에 사이드카가, 코스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지수가 급락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 돌아서면서 주가 하락을 주도했으며, 이로써 이날 하루만에 시가 총액 170조원이 사라졌다. 9일에도 증시는 이틀 연속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가 걸리면서 1,700선을 하회하며 대폭락중이다.

또 외환 시장에서도 환율이 오르는 등 원화강세에 대해서도 금융권은 문제 삼았다.

외환은행 한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외환시장 개입을 시사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면서 "미국 신용 등급 하락이 원화 강세로 이어져 수출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재정부 외환 제도과 관계자는 "정부가 외환 시장에 부득이 하게 개입할 시기가 오면 미세 조정을 시행할 방침"이라며 조만간 외환 시장 개입을 암시했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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