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윤기자]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자신했던 2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하지 못했다. 권영수 사장은 TV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했다. 하반기에는 필름을 덧댄 편광안경(FPR) 방식 3D로 TV 수요를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권영수 사장은 21일 2011년 2분기 실적설명회(IR)가 끝난 뒤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TV 수요 예측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4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한 LCD 패널 가격 하락이 최근까지 이어지며 발목을 잡았다.
이어 "이게 TV 수요가 부진한 이유라고 본다"며 "소비자는 3D TV, 스마트TV가 제공하는 가치가 이 정도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살 만한 값어치가 있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영수 사장은 하반기도 불확실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인정했다. 3분기에 대해서도 흑자를 기록할지 적자를 기록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연말에는 수요가 살아날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권영수 사장은 "FPR이 3D TV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잡으면 소비자가 어떤 3D TV를 사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그리고 스마트TV에 대한 소비자의 고민도 연말에는 어느 정도 해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7월이 가장 안 좋고 8~9월에는 분명히 TV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며 "또 LED 칩 원가를 떨어트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LG디스플레이와 LED 칩 메이커가 함께 고민하고 있는데 연말이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권영수 사장의 이 같은 자신감은 FPR 3D가 최근 거두고 있는 성과에서 나왔다.
지난 6월 하이마트에서 판매한 40인치 이상 TV 중 54%가 3D TV다. 국내 온라인 판매 사이트인 에누리닷컴, 다나와닷컴에서 집계한 3D TV 판매 순위에서도 1~2위를 전부 FPR 제품이 차지했다.
중국에선 3D TV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판매한 전체 LCD TV 중 13%가 3D TV로 집계됐다. 중국 3D TV 판매 비중은 연초만 해도 2%에 머물렀다.
또 3D TV 중 FPR 3D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56%까지 상승했다. 미국에서도 FPR 3D TV 판매 비중은 27%까지 상승했다.
권영수 사장은 "올해= 하반기에는 FPR이 대세로 굳어질 것"이라며 "중국과 한국에 이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FPR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수 사장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모바일 분야에선 OLED에 대한 투자를 접기로 했다. 모바일에선 AH-IPS로, TV에선 OLED로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권영수 사장은 "OLED TV에 올인 하겠다"며 "OLED TV에선 경쟁사보다 더 빨리 제품을 출시하고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OLED TV 출시 시기는 내년 하반기"라며 "크기는 55인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투자 규모를 애초에 발표했던 5조원대 중반에서 4조원대 초중반으로 줄였다. 그만큼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권영수 사장은 "CEO라는 자리는 원래 대규모 투자를 고민하고 투자에 애착을 가져야 하는 자리"라며 "불황에 투자하라는 말도 있지만 한 번 실수를 하고 나니 대규모 투자를 가져가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도윤기자 money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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