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이명박 정부 4년 동안 야권의 대표적 대선후보였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지지율 하락이 심상치 않다.
4.27 재보선에서 야권에게는 난공불락의 요새 같았던 분당에서 승리한 후 손 대표의 앞날에는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그간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단점 때문에 갸웃했던 야권 지도자들도 손학규 대표가 야권의 대표 주자라는 것에 의문을 표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텃밭인 분당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상당함에도 나섰다는 희생의 이미지까지 덧붙여져 손 대표의 지지율은 박근혜 전 대표와 경쟁할 정도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었다. 손 대표의 지지율은 이후 정체하다 지속적인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 때 한-EU FTA와 김진표 현 원내대표가 합의한 KBS수신료 인상을 두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 원인이 됐다.
원내대표가 쟁점을 한나라당과 밀실 합의한 것에 대해 최고위원 등 지도부에서 반발하고 이를 손 대표가 지도부 회의에서 뒤집는 패턴이었는데 이는 원내대표로부터 수시 보고를 받는 제1야당 대표로서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종북 진보 발언으로 연대를 해야 할 진보정당과 당내 인사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손학규 대표는 20일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와 공동으로 지난 17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37.9%를 기록한 박근혜 전 대표와 11.8%를 기록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이어 11.3%를 기록해 야권 지지율 1위 자리를 내놓았다. 4월에 실시한 같은 기관의 조사보다 무려 5.2% 하락한 수치였다.
여로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7월 첫째 주 조사에서는 손 대표의 지지율이 8.9%로 10%대에도 이르지 못했다.
문제는 향후 지지율 반등의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손 대표 주위에서 진보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됐지만 손 대표는 중도의 길을 택했다. 대표적인 노동 현안인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해 희망버스를 타야 한다는 말이 나왔지만 손 대표는 "투쟁과 함께 대화와 타협을 모색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도 위기의 시절을 보내고 있다. 지난 4.27 재보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선거 패배로 입은 타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4.27 재보선 패배로 야권 지지율 1위를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 내주더니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새로 부각되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에게도 밀리는 모습이다.
유 대표가 의욕적으로 뛰어든 진보진영대통합도 여의치 않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국민참여당의 진보진영대통합 참여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통합에 급물살을 타는 듯 했으나 민주노총이 13일 산별대표자회의에서 국민참여당의 진보통합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민주노동당이 19일 2차 수임기관 전체회의에서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참여 여부를 진보신당과의 통합 이후로 미루면서 국민참여당의 진보진영대통합 참여는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노동당 내에서 진보신당과의 통합이 국민참여당의 통합보다 우선한다는 여론이 상당하지만 진보신당은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 국민참여당 내에서도 독자 생존에 대한 목소리가 상당한 상황이다.
2012년 대선이 앞으로 1년 이상 남은 상황에서 많은 인물들이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 스스로를 시험할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 4년 동안 야권의 얼굴이었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이후 대선가도를 걷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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