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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키운 미국이 블랙베리 버렸다


[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노키아에 이어 블랙베리를 만드는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에 밀려 설 자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RIM이 그동안 자사 성장의 기반이라고도 할 수 있었던 미국 시장에서 결정적으로 몰락하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을 끈다.

블랙베리를 키웠던 미국이 가장 먼저 블랙베리를 버리고 있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간) RIM이 발표한 1분기(3~5월) 실적에 따르면, 순이익은 작년 동기 7억6천900만달러에 비해 약 10% 줄어든 6억9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주당순익은 1.33달러로 업계 추정치(1.32달러)를 간신히 웃돌았다. 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6% 늘어난 49달러를 기록했다. 업계 전망치 51억5천만 달러에 미달한다.

◆1분기 실적 저조, 연간 실적 전망치도 하향

RIM은 또 1분기에 1천320만대의 스마트폰과 50만대의 플레이북 테블릿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은 1천330만대로 예상한 애널리스트 추정치를 밑돌았다. 2분기에는 스마트폰 출하가 1천100만대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봤다.

주가는 17일 오후 12시39분(현지시간) 기준으로 22%가 폭락하고 있다.

이처럼 RIM이 급락하고 있는 것은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에 비해 블랙베리 제품이 시장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더 실질적인 이유는 미국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가 사실상 블랙베리를 버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 포춘 인터넷판이 투자기관인 니덤앤코의 애널리스트 찰리 울프가 투자자에게 보낸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블랙베리의 퇴조 현상은 그 어느 시장보다 미국 시장에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의 외면이 결정타

울프는 그 이유를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에서 찾았다.

그러나 이 정책은 결과적으로 블랙베리에 역효과를 낳았다. 블랙베리 자체의 강점 때문이 아니라 아이폰 대항마로서의 의미만 가졌기 때문이다. 버라이즌의 생각이 변하면 언제라도 블랙베리는 급락할 가능성을 가진 것.

실제로 2009년 4분기부터 버라이즌은 아이폰 주력 대항마를 블래벡리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꿨다. '버라이즌 드로이드'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1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HTC, 삼성전자, 모토로라 등의 제품을 키운 것이다.

RIM은 이후 미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점유율이 하락하자 2009년부터 다른 시장에서 만회하는 전략을 쓰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RIM은 또 짐 발실리와 마크 라자리디스 등 두 최고경영자(CEO)의 공동대표 체제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경영체제가 신속한 의사결정을 저해하고 책임경영을 약하게 하는 악효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 때문에 신제품 개발 및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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