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구기자] 이른바 '반값 등록금'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사실상 제동을 걸고 나서 여파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너무 조급하게 서둘러서 하지 말고 차분하게 시간을 갖고 진지하게 대안을 마련하라. 정부는 정책을 한번 잘못 세우면 국가가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다.
여당인 한나라당의 지도부가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오던 상황에서 나온 대통령의 발언이라 당측에서는 당황하는 분위기마저 일고 있다.
지난 주말까지만 하더라도 청와대쪽에서는 "한나라당에서 방안을 마련해 오면 당-정 협의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다"고 했지만 며칠 사이에 상황이 변하고 만 것이다.
같은 날 국회 상임위에 출석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이라도 한 듯 비슷한 요지의 말을 꺼냈다.
박 장관은 "재정으로 '반값 등록금'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대신 박 장관은 "국가 장학제도를 대폭 보완하도록 하겠다"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등록금 인하를 위해서는 정부의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는 어려움이 있기에 신중함을 기해 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쪽도 있지만 한나라당 일부 쇄신파들은 반발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 쇄신파 의원들은 "언제는 당-청 협력을 구하더니 대검 중수부 폐지에 이어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마저 좌지우지 하려는 것 아니냐. 현실을 너무도 모르는 청와대 발언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사회 문제로까지 떠오른 '대학 등록금'을 놓고 대통령이 느닷없이 꺼내든 '쉼표' 발언이 해법 마련에 실마리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
문현구기자 brando@i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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