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올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의 채널 편성이 늦어지고 있어 대다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한해 경영 계획을 제대로 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
6월 내 채널 계약이 된다 하더라도 종합편성PP, 중소기업 홈쇼핑 등 신규채널 진입에 대한 변수 때문에 6개월 단기 계약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PP들의 한숨이 깊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SO들이 연말 채널편성을 마치고 연초 채널 변경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현재 MSO 중 채널편성을 마친 곳은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개별SO의 대부분은 이미 1월내 채널 편성을 마쳤다.
이런 상황은 올해 신규 진입 채널이 대거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종합편성, 보도전문, 중소기업 홈쇼핑 등 신규 채널이 대거 진입할 예정인데다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들의 신규 채널도 늘었다.
MSO가 계열 MPP의 채널을 30%까지 편성할 수 있는 규제가 올해 사라진 것도 채널 편성 지연 요인이다. MSO가 계열 PP의 채널을 자유롭게 편성할 수 있게 되다 보니 다른 MSO들과의 협상에도 고려사항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MSO 관계자는 "MSO들은 PP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MSO들과 협상하면서 서로 각자 채널들을 어떻게 할지 균형을 보고 협상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개별SO는 대표가 한명이어서 의사결정이 빠르지만 MSO는 SO가 여러개 모인 구조라서 각 지역마다 특성과 시청자 의견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채널 편성이) 늦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MSO 관계자는 "올해 PP수가 늘어나 채널 편성이 많이 늦어지는 상황"이라며 "그 동안 (편성 규제 때문에) 시청자 수요는 있는데 채널 배정되지 못하는 상황에 있었던 채널이 있는 것도 중요한 검토 사안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PP들은 MSO들의 채널 편성이 늦어지고 있어 신규 채널의 SO 진입이 미뤄지는 등 경영 계획 실행에 차질이 생겼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내년 초 의무편성채널인 종편, 보도PP 출범이 예상돼 올해 MSO와의 계약이 6개월 단기계약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PP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6개월 만에 채널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PP업계 관계자는 "신규 채널은 이미 론칭했는데 SO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지연되고 있어 경영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내년 종편 등으로 인해 채널 라인업이 6개월까지만 지속될 거라는 예상이 많아 채널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형 MPP들이 편성 규제가 사라진 점을 이용해 자사 채널을 타 MSO에 대거 편성하려고 하고 있고, 이 때문에 전체의 채널 편성이 늦어지고 있다는 의혹도 내놓고 있다.
다른 PP업계 관계자는 "개별SO는 MSO보다 특별히 고려사항이 적은 것도 아닐텐데 일찍 개편을 마쳤다"며 "목소리가 큰 MPP들이 각종 요구조건을 내걸고 많은 채널을 번들로 넣으려 압력을 가하고 있어 채널 배정이 늦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MPP 관계자는 "MSO들은 채널 계약을 일괄적으로 하기 때문에 대형 MPP부터 먼저 계약하고 군소PP들이 그 다음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자리는 한정돼있고 채널은 많아서 올해는 특히나 편성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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