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 "회원가입하고 추천인 입력만 하면 적립금 캐쉬 5천원에 11번가 5천원 쿠폰 지급됩니다. 현금처럼 사용 가능합니다. 앉은자리에서 1만원 벌어가세요."
"초대한 친구가 가입하면 즉시 사용 가능한 적립금 5천원 드립니다. 초대한 친구가 첫 구매를 하면 친구와 회원님께 각각 2천원의 적립금을 더 드립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마케팅 출혈 경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TV∙인터넷∙옥외광고 뿐만 아니라 다단계 방식의 현금 마케팅도 등장했다.
적자 행진을 지속하며 소셜커머스에 대한 거품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 내부에서 조차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초기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싸움을 누가 먼저 멈추는지 서로 눈치만 보고 있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 누가 먼저 멈추나…서로 눈치만
"저희도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은 그만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만 안 하면 바로 시장에서 뒤쳐지기 때문에 방어적인 측면에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모 업체의 대표가 토로한 말이다.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시장경쟁을 위해 대규모의 비용을 쏟아 붓고 있다는 것.
소셜커머스 과열 마케팅 경쟁은 올 초부터 시작됐다. 업계 1, 2위인 티켓몬스터와 쿠팡이 잇따라 수십억의 비용을 들여 TV 광고를 내보냈다. 한달 뒤에는 위메이크프라이스도 가세했다.
특히 위메프는 업계 3위에서 도약하기 위해 현금 10억원을 걸고 대형 이벤트를 진행했다. 새롭게 회원 가입만 하면 응모자격이 주어졌다. 온라인으로 회원가입을 했거나 본사를 방문해 신청서를 작성한 사용자에게 현금으로 최대 10억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그루폰코리아 역시 지난달부터 '메가기프트' 증정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홈플러스 4천원 상품권, 위즈위드 1만원 상품권, 옥션 5천원쿠폰, 버거킹 햄버거 교환권, 11번가 5천원 할인 쿠폰 등을 신규 가입 회원에게 무료로 증정했다. 각각의 상품권마다 금액으로 따지면 무려 20억~30억원 상당이다.
또한 상위 업체 모두 추천인과 추천을 받아 가입한 회원에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5천원의 캐쉬를 지급하면서 회원 유치에 혈안이 돼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 업체들 대부분이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위 업체들은 월 거래액 150억~200억원 달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얻는 수수료 매출액은 전체의 15~20% 수준이다. 한달 매출액 40억원 이하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이에 맞먹는 마케팅비를 쏟아 부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발전 가능성을 보고 들어온 투자금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수익 구조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며 "업체 간 치킨게임이 계속된다면 소셜커머스 시장 자체가 긍정적으로 발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 소셜커머스 거품논란…"투자냐? 내실이냐?"
소셜커머스 업체의 과열 마케팅과 수익성 악화 현상은 비단 국내 업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소셜커머스 원조인 그루폰 역시 거품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루폰은 구글의 인수 제안도 뿌리치고 기업공개(IPO)를 택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지난해 적자가 수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억 1천3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한 그루폰은 지난해 광고 등 마케팅 비용으로 2억 6천300억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는 4억5천만 달러에 달했다.
최근 방한은 앤드류 메이슨 그루폰 CEO는 영업이익, 수익구조 등에 대한 질문에는 노코멘트로 일관하기도 했다. 단 "소셜커머스는 지속 가능한 산업"이라고 낙관하며 거품론에 대해선 경계했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역시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거품이라는 것은 매력적인 시장에서 수많은 업체들이 완벽한 수단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구글이나 네이버도 거품에서 나왔듯이 경쟁 안에서 발전적이고 혁신적인 회사들이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케팅과 인수 여부에 따라 영업이익이 매달 달라 이익이 나기도 하고 적자를 기록하기도 한다"며 "지금은 투자를 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을 맞추는 것보다는 투자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미국에서는 담배 광고를 금지하면서 모든 회사들의 순익이 올랐다"며 "광고 비용을 절약하고 내실을 키우고 싶지만 워낙 시장 장악 싸움이 치열하다 보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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