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박웅서기자] "T맵 내비는 고사상태에 빠진 중소 내비게이션 단말업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지난 21일 오후 SK텔레콤은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주요 내비게이션 업체 15개 관계사를 초청한 가운데 T맵 내비 사업설명회을 열고 내비게이션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된 의의를 '동반성장'이라고 정의했다.
이날 SK텔레콤은 국내 내비게이션 중소업체 파인디지털과 함께 T맵 전자지도가 탑재된 내비게이션 '파인드라이브 iQ-t'를 선보였다. T맵 내비 솔루션과 차량 안 서비스 플랫폼(In-Vehicle) 트렌드에 대한 진단도 함께 이뤄졌다.
SK텔레콤 이주식 서비스플랫폼 부문장은 "SK텔레콤은 지난 2002년부터 T맵을 만들고 10년 동안 계속 시장을 이끌어왔다"며 "하지만 이제는 협력하지 않으면 이 시장을 더 크게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T맵 내비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보급으로 경쟁력을 잃고 저가 경쟁에만 매몰돼 있는 국내 내비게이션 업계에 새로운 가치를 부가시킬 수 있는 솔루션"이라며 "T맵 내비를 티스토어, 싸이월드, 네이트온, 11번가 등 SK텔레콤의 여러 가지 플랫폼과 연계해 시장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고사위기 중소 내비단말 업체에 T맵이 활력"
SK텔레콤 측은 이번 파인디지털과의 제휴를 통해 차별화된 기능의 통신형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T맵내비 솔루션을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경직된 내비게이션 시장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주식 부문장은 "그동안 파인디지털은 자회사에서 직접 개발한 지도소프트웨어(맵) 아틀란을 단말기에 탑재하면서 전용 맵으로 이용해 왔지만, 이번에 T맵 내비를 탑재하면서 이같은 내비 단말과 소프트웨어의 수직 계열화 현상을 깼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특히 파인디지털뿐만 아니라 중소/신설 단말제조사들을 지원하고 SK텔레콤은 제휴사가 신규로 출시하는 단말은 물론, T맵내비가 탑재되지 않은 단말을 구매한 고객들에 대해서도 T맵내비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출시되면서 중소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착안, 보다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맵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부문장은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 10여개 중소 내비 단말업체가 있는데 아주 열악한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내비 단말의 기술수준은 거의 비슷하지만 제대로된 맵 소프트웨어 지원을 받지 못해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 이번에 T맵 내비를 공급받게 되면 이같은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국내 에프터 마켓을 위주로 공략할 예정.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 중 에프터 마켓에서는 매년 140만대의 단말기가 출시된다.
이 부문장은 "기존에 출시된 제품들에도 T맵 전자지도를 탑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또 SK텔레콤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 단말을 묶어 판매하는 전략도 진행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그동안 내부 전략상 휴대폰과 타기기와의 번들을 허용하지 않아 왔다.
나아가 SK텔레콤은 제휴사가 직접 온라인 대리점 운영을 통해 T맵내비 탑재 내비게이션과 휴대폰의 번들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온·오프라인 홍보를 통해 제휴사 단말의 인지도 제고 및 판매 경쟁력 확보를 적극 도울 예정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무빙 라이프 시대에 딱 맞는 솔루션 'T맵 내비'
SK텔레콤은 올해말 국내 스마트폰 보급이 1천만대를 육박하며 약 31.4%의 보급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휴대폰 사용자 3명 중 1명은 스마트폰을 이용할 것이라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SK텔레콤 LBS 사업팀 배상범 팀장은 "고객이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는 보이스(음성통화)가 아니라 동영상, 음악, LBS 서비스"라며 "주로 사용하는 장소도 집 사무실 등 고정된 공간에서 길거리 등 이동 중으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실제 SK텔레콤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 가운데 77%는 주로 이동 중에 인터넷, 음악, 동영상, LBS 등의 서비스를 사용한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와 앱을 이용하는 자유로운 '무빙 라이프'에 보다 익숙해졌다는 설명이다.
배 팀장은 "선진국에 비해 국내 내비게이션 단말은 발전 속도가 더디다"며 "그만큼 앞으로 발전 가능성과 속도가 기대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제공하는 P2C(Phone to Car) 서비스는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 단말을 연계하는 방식.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을 모뎀으로 이용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단말을 제어 및 재생할 수 있다.
배 팀장은 "T맵 내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빠른 길 안내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차량 안의 서비스 플랫폼'(In-Vehicle)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사용자들은 T맵 빠른길 서비스를 단말로 전송하거나 스마트폰의 즐겨찾기 리스트를 차량의 내비게이션과 공유해 쉽게 목적지를 관리할 수 있다. 예컨데 스마트폰으로 빠른길 찾다가 설정한 즐겨찾기를 단말로 옮기거나 찾아 놓은 경로를 친구와 공유하는 것이다.
실시간 맵 업데이트도 T맵의 강점. SK텔레콤은 T맵의 맵 에어 업데이트(MAUS)를 위해 SK주유소 1천개 지점에 와이파이 거점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주유소를 방문하면 맵, 도로 및 안전 운전 정보 등을 무선으로 내려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이 가진 다양한 플랫폼과의 연계도 이뤄진다. 배 팀장은 "T맵, 멜론, 11번가, 네이트온 등 SKT의 다양한 서비스 통해 단순한 내비게이션이 아닌 스마트한 단말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리밍 기반으로 차량용 음악, 동영상 어학 음원을 제공하거나, 차량 내 환경에 적합한 애플리케이션을 따로 모아 음악, 게임, 생활정보형 서비스 등을 내비게이션과 연계하는 방법이 거론됐다.
배 팀장은 "SK텔레콤은 블루투스, 와이파이 테더링을 통한 T맵 내비 솔루션을 구현할 예정"이라며 "올해 3분기에는 차량용 T스토어를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가 탑재된 안드로이드 버전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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