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주유소 업계가 지난 7일 정유4社의 기름값 ℓ당 100원 인하 이후 2주가 지난 현재 '가격인하 미비',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주유소협회(이하 주유협)는 21일 정유사의 공급가격은 한주 전 싱가폴 국제제품가격의 변동을 기준으로 결정되고, 주유소 판매가격은 정유사의 공급가격에 시장상황을 반영해 결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준가격이 되는 싱가폴 국제제품가격이 지난 7일 정유사의 인하시기와 맞물려 상승함에 따라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인상되면서 인하분이 상쇄됐으며, 주유소들은 3월말 들여온 재고분 소진에 따라 재구매에 나서는 시점인 4월 둘째주에 인하분이 상쇄된 기름을 공급받아 판매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인하효과는 미비한 것처럼 느끼게 된다는 게 주유협의 설명이다.
실제 정유사 공급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폴 국제제품가격은 3월 넷째주 휘발유가 배럴당 119.64달러에서 이달 첫째주 125.72달러로 5%, 경유는 같은 기간 134.36달러에서 140.25달러로 4.3% 각각 인상됐다.
주유협은 또 싱가폴 국제제품가격이 4월 둘째주에도 휘발유 127.12달러, 경유 140.78달러로 전주 대비 각각 1.4달러, 0.53달러 인상됨에 따라 정유사 공급가격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주유소 공급가격은 휘발유의 경우 SK에너지가 지난달 말 1천850원에서 지난 16일 1천903원으로 ℓ당 53원 인상한 반면, 같은 기간 GS칼텍스는 1천845원에서 1천818원으로 27원, 현대오일뱅크는 1천850원에서 1천809원으로 41원, 에쓰오일은 1천844원에서 1천810원으로 34원 각각 인하했다.
또 같은 기간 경유의 주유소 공급가격은 SK에너지가 1천719원에서 1천766원으로 ℓ당 47원 올렸으며, GS칼텍스는 1천714원에서 1천698원으로 16원, 현대오일뱅크는 1천704원에서 1천692원으로 12원, 에쓰오일은 1천710원에서 1천682원으로 28원 각각 내렸다.
이에 따라 주유소는 재고가 소진되는 이달 둘째주를 기점으로 기준가격인 국제제품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정유사의 공급가격분이 반영되면서, SK를 제외한 정유 3사의 실제 공급가격은 3월말 대비 100원 인하된 가격이 아닌 휘발유 36원, 경유 20원 인하에 그친 것이라고 주유협은 설명했다.
주유협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기름값을 인하하더라도 상쇄효과로 인해 소비자가 체감하는 인하폭은 작을 수밖에 없다"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주유업계 폭리'는 국제유가와 정유사 공급가를 고려하지 않은 주유소업계의 현실을 외면한 논리"라고 덧붙였다.
한편, 협회는 석유공사의 유가동향 자료를 인용해 정유사의 공급가격 인하 발표 후 주유소의 휘발유 유통마진은 이달 첫째주 ℓ당 124.4원에서, 둘째주에는 116.3원(5.9%)으로 8.1원, 경유 유통마진도 같은 기간 94.6원에서 86.2원(4.8%)으로 8.4원 각각 감소했다고 부연했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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