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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2G 서비스 중단을 바라보는 계산법


"두달만에 서비스폐지를 뚝딱?"

[강호성기자] 오는 6월말 2세대(2G) 서비스를 중단키로 한 KT의 소비자 피해보상 방안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2G 서비스 가입자 대응문제 뿐만 아니라 통신 3사의 이해득실도 걸린 문제라는 점에서 3사는 계산기 두드리기에 한창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6월말 종료되는 2G 서비스에서 3G로 전환하는 가입자에 월 6천원(연간 7만2천원, 2년) 요금할인을 제공키로 했다. KT는 지난 18일 이 같은 방안을 2G 종료신청서와 함께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KT가 지난 18일 2G서비스 사업폐지 승인을 신청해옴에 따라 법률·통신 전문가,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자문단을 구성, 의견수렴을 한 뒤 위원회에 상정할 것"이라며 "위원회가 폐지신청을 승인할 경우 KT는 이행자 보호조치를 수행하고 방통위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달만에 서비스폐지 뚝딱 끝내?

가입자피해 보상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게 나온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필수서비스가 돼 버린 이동통신을 중단하면서 그 내용을 알리고 대응방안을 준비하는데 '늑장대응'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6월말 서비스종료가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18일, KT는 서비스폐지 승인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적으로 60일 이전에 이용자에게 알리고 폐지신청을 하면 되지만, 향후 폐지를 위해서는 거처야할 과정이 적지 않다.

방통위는 법률 및 통신전문가, 소비자단체로 구성되는 자문단을 꾸려 2G서비스 폐지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고 이를 위원회에 상정해야 한다. 위원회는 이용자보호조치를 별도로 부과할 수도 있으며, 폐지를 승인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이용자보호조치가 완료돼야만 2G서비스 폐지효력이 발생한다. 이 과정을 불과 두 달여 만에 해치워야 하는 셈이다.

경쟁사들조차 서비스폐지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는 '느림보 움직임'을 우려스런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

경쟁사 관계자는 "(KT) 내부 의사결정과정에서 2G사업종료 신청이 늦었겠지만, 적어도 5~6개월 전에는 결정이 돼야 가입자들의 혼란과 차분한 의사결정을 유도할 수 있다"며 "3G 전환 가입자 및 2G 유지 가입자들에 대한 대책을 하루빨리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 사무국 역시 촉박한 일정으로 서비스폐지 여부까지 결정해야 하는 사안에 대해 난감해하고 있다. KT가 2G종료 결정 및 규제당국과의 협의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KT, 피해보상 외줄타기

기업의 의사결정 원칙은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올리는 것. KT는 가입자당 월 6천원의 보상방안을 제시한 것이 '비용최소화 및 가입자 이탈방지' 상관관계를 분석한 최적의 조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KT 내부에서는 2G 서비스를 연말까지 연장방안과 6월말 종료 등 두가지 방안이 맞서고 있었다. KT 안팎에 따르면 지난 달 2G종료를 결정한 이사회에서조차 6월말 2G 종료에 대해 이견이 존재했다.

통신관련 전문가는 "망 효율성을 따져볼 대 2G 망을 빨리 중단하고 차세대 네트워크로 이전하는 것이 2G서비스를 연말로 연장하는 비용보다 적게 든다는 판단을 한 것이지만,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며 부담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KT는 현재 방통위로부터 정액제 무단가입에 따른 과징금 및 부당이익에 대한 시정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지난 2002년부터 불거진 정액제 무단가입 때문으로, KT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방통위 역시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KT 정액제 무단가입 건을 위원회에 상정, 과징금과 시정조치를 심의할 예정이다. 과징금이 100억원대에 달하고, 시정조치에 해당하는 규모가 8천억~1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2G 서비스 종료 가입자 보상과 맞물려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 셈이다.

◆SK텔레콤-LG유플러스 '타산지석'

현재 KT 2G망 이용자는 대략 95만 가량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허수(선불가입자, 번호부여된 중계기 등)를 빼고 나면 약 70만~80만 가량의 '시장'이 새로 생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마케팅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지만, 적극적이지 않은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및 LG텔레콤 관계자는 "KT의 2G가입자 유치를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기존 가입자들과 형평성 문제도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별도의 이벤트나 마케팅 공세를 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역시 2G 서비스를 제공중인 망 사용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KT와 유사한 상황이 닥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는 것. 어찌된 일인지 기회다 싶으면 '경쟁사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는 통신시장이 유독 이 사안에 대해 잠잠한 까닭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KT에서 LG유플러스로, SK텔레콤의 2G서비스로 돌아가면서 보상을 받자는 '2G 알박기' 얘기도 인터넷에 나돌고 있을 정도"라며 "KT 문제가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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