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한-EU FTA 비준안의 외통위 법률심사소위 가결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한-EU FTA 비준안은 15일 열린 법률심사소위 6명의 의원 중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이 기권했지만, 유기준 소위위원장이 가결을 선포한 이후였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에서는 법률심사소위원장인 유기준 의원이 한-EU FTA 비준안은 법률심사소위를 가결 통과됐다고 해 한바탕 논란이 됐다.
유 의원은 "제가 '찬성하는 의원들 기립해달라'고 했을 때 저를 포함해 4분의 의원들이 기립했다. 그래서 저는 가결을 선포했다"면서 "이후 위원 중 한 분이 자기는 기권이라고 했지만 가결 선포 후 이뤄진 것은 별도 평가할 수 없고 가결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기권을 선언하고 퇴장했다.
이후 유 의원과 야당 의원 간 한-EU FTA 비준안 가결 여부를 놓고 격렬한 설전이 일었다. 박주선 민주당 의원은 "속기록을 보면 유기준 위원장이 '가결된 것으로 선포한다'고 한 후 김동철 민주당 의원이 '찬성이 3분 밖에 안돼요' 한 후 유 위원장이 홍정욱 의원을 바라보면서 '찬성하신 거죠?'고 물었다. 찬성했다면 왜 물었겠나"고 질의했다.
유 의원은 "찬성하는 의원들은 기립해달라고 했을 때 4명이 일어났다. 홍정욱 의원이 뒤편에 카메라가 있어 완벽히 일어나지 못했지만 일어난 상황이어서 찬성한 것으로 보고 가결된 것으로 선포했다"면서 "이미 가결을 선포했으므로 표결이 끝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가결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박주선 의원은 "국회법 표결 절차 상 표결 결과를 선포할 때 의원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의장이 정당하다고 볼 때 표결을 취소하고 다시 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서 "표결 반대 역시 물어야 했지만 그런 절차도 없어 원천 무효"라고 말했다.
민주당 신낙균 의원도 "당시 유기준 소위원장이 의결하겠다고 하는 순간 모두가 앉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면서 "홍정욱 의원은 당시 들어와서 엉거주춤한 상태로 있었다. 유 위원장이 '일어나 달라'고 하자 홍 의원은 '그럼 나는 앉아야지'하는 과정이었다"고 힘을 보탰다.
한나라당은 가결 선포된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은 "유기준 소위위원장이나 한나라당으로 보면 완결된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했고, 김효재 의원 역시 "유기준 소위 위원장은 통과로 볼만한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재 의원은 한-EU FTA 비준안의 법률심사소위 찬반 여부를 다음 전체회의에서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다음번 상임위에서는 이 문제의 법적 효력이 있는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상임위에서 결정하면 이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외통위 전체회의에서는 다수당인 한나라당 의원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한편, 그동안 강행처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던 남경필 국회 외통위원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항의에도 이날 한-EU FTA 비준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은 "한-EU FTA 비준안은 토론을 하고 마무리지을 수 있는 의안인데 안하겠다고 하면 오늘 회의는 쓸모 없는 일정이 된 것"이라며 "이미 야당의 입장도 확실히 드러난 만큼 오늘 충분히 토론해서 결론 짓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지만, 남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국회 외통위원장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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