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PC가 독서 습관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 될까? 물론 선뜻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다. 이런 사회현상은 단기간에 딱 떨어지는 답을 내놓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제한된 기간을 토대로 한 연구를 통해 간접적인 답을 도출할 수는 있다. 그게 표본을 통해 모집단의 모습을 도출해내는 사회과학방법론의 매력이다.
마침 이런 궁금증을 해소해줄 연구 결과가 니먼 저널리즘 랩에 공개됐다. 연구 대상은 머독의 야심작인 <더데일리>의 콘텐츠들. 더 정확하게는 <더데일리> 앱에서 리트윗된 횟수를 연구 비교한 것이다.
◆아침-저녁에 이용 건수 몰려
위 그림은 2월 초순부터 3월말까지 <더데일리> 기사를 트위터로 보낸 건수를 비교한 것이다. 비교 대상은 아이패드와 아이패드를 제외한 다른 디지털 기기용 앱이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이패드와 다른 기기들의 시간별 활용 빈도는 뚜렷하게 차이가 난다. 파란색 부분으로 된 아이패드 앱에서 보낸 트윗 건수는 오전 8시 무렵과 오후 8시에서 10시 무렵에 가장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이 그림에서 연상할 수 있는 것은 뭘까? 바로 예전 종이신문 독서 습관이다. 컴퓨터나 인터넷이 지금처럼 대중화되기 전 많은 사람들은 출근 직전과 퇴근 이후 시간에 주로 신문을 읽었다.
이런 결과는 아이패드 이외 앱에서 보낸 트윗 건수와 비교해보면 뚜렷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아이패드 이외 앱에서 보낸 트윗 건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많이 생성된 것. 특히 점심시간 직전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근무 시간 중에 많이 사용한다는 얘기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한 조수아 벤튼(Joshua Benton)은 "아이패드 앱을 통한 콘텐츠 소비가 예전의 신문 소비 성향과 놀랄 정도로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리드잇레이터도 비슷한 결론
이런 연구 결과는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리드잇레이터(ReaditLater)'란 사이트 역시 비슷한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리드잇레이터는 자신들의 사이트에 저장된 콘텐츠 1억 건을 분석한 결과 아이패드 이용자들의 독서 성향이 전통적인 신문, 잡지 독서 행태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에선 컴퓨터 이용 시간을 비교했다. 따라서 이용시간이 적을수록 아이패드나 아이폰 이용 빈도가 높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이패드 이용자들은 점심 시간 전후를 제외하곤 컴퓨터로 뭔가를 읽는 시간이 극히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이 컴퓨터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아이폰 이용자들은 오전 6시 전후와 9시 전후. 그리고 오후 5~6시 사이, 오후 8~10시 사이 등 하루 네 차례 큰 봉우리를 그린다. 오전 6시는 아침 식사시간, 오전 9시 전후는 출근 시간 대, 오후 5에서 6시 사이는 퇴근 시간대(우리 나라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그리고 오전 8시 이후는 집에서 쉬는 시간이다.
이 자료 역시 아이패드가 온라인 독서 습관을 바꾸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물론 저녁 시간 대에 집중적으로 아이패드로 뭔가를 읽는다고 해서 텔레비전 시청 시간을 대체한다고 결론내리는 것은 다소 성급하다. 하지만 아이패드가 전통적인 매체들을 대체할 단초를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은 가능할 것 같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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