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위기의 모토로라, '통신사 확대' 카드 꺼냈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 새 돌파구 필요하다"…SKT의 '홀대'도 한 몫

모토로라가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을 KT를 통해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모토로라는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줄곧 SK텔레콤과의 독점적 공급 관계를 유지해왔던 만큼 이번 전략변화의 배경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국내 출시를 앞둔 전략 스마트폰 '아트릭스'를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KT를 통해서도 확대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토로라코리아 관계자는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보니 여러 통신사에서 유통 제안이 오고 있다"고 전제한 뒤 "(KT 공급은)검토중이나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KT 관계자 역시 "아트릭스의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모토로라가 오는 3월 2일 출시행사를 하면서 관련 내용을 확정,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아트릭스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 'CES2011'에서 '최고의 제품'으로 뽑히면서 소비자와 이통업체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통신업체 입장에서는 화제의 스마트폰을 자사에서 유통할 수 있다면 가입자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에 단말업체에 러브콜을 보내는 게 당연한 현상.

그러나 모토로라가 KT까지 유통 확대를 검토하는 것은 그동안의 SK텔레콤과의 독점전략의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어서 또다른 의미를 갖는다.

모토로라가 현재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과 SK텔레콤을 통한 독점적 공급에 따른 메리트가 없다는 점 등이 복합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 "SKT 별 볼 일 없네"…채널 다변화 필요성 증가

그동안 모토로라가 국내에 출시한 화제의 제품은 비단 아트릭스 뿐만이 아니다.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킬러로 꼽혔던 '드로이드(국내 출시명 모토쿼티)', 후속작 '드로이드X' 등도 국내 시장에 선 보인 바 있다.

하지만 모토로라는 타 통신사의 수많은 러브콜을 외면하고 유독 SK텔레콤만 고집해왔다.

실제 정철종 모토로라코리아 사장은 디파이 출시행사에서 다른 통신사 출시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다른 통신사를 통한 출시 계획을 언급하기에는 부적절하다"면서도 "그동안 SK텔레콤과 밀접한 협력관계를 유지, 이번 제품 또한 SK텔레콤을 통해 공급하기로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SK텔레콤과의 협력관계를 재확인하면서 독점적 공급관계 유지에 무게를 실었던 발언이다.

그러나 모토로라가 3개월여만에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은 현재 모토로라가 당면한 위기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모토로이'를 SK텔레콤으로 출시할 때만 하더라도 모토로라의 위상은 그리 작지 않았다.

하지만 전략 제품이었던 '드로이드'가 국내 시장에서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했고, 대대적 광고 집행까지 하면서 야심차게 내놨던 '모토글램'과 '디파이' 역시 갤럭시S의 돌풍에 밀려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모토로라 입장에서는 이번에 전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아트릭스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두세번에 걸쳐 쓴 맛을 본 SK텔레콤을 고집하기 보다는 새로운 채널로 유통전략을 다변화 할 필요성이 높아진 셈이다.

모토로라코리아 관계자는 "잠시 주춤했던 한국 업체가 다시 부활하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며 "보다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무엇보다 SK텔레콤이 그동안 갤럭시S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단말기에는 마케팅 지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SK텔레콤 정만원 전 대표 역시 사장시절 언론과 대외 행사에서 공공연하게 갤럭시S를 꺼내보이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광고홍보 역시 갤럭시S에 집중된 경향이 강했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다른 휴대폰 업체가 전략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 스마트폰 파워, 이동통신 역학관계도 흔든다

실제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 대신 2위 사업자인 KT를 선택하기는 모토로라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진영 신예 HTC와 팬택, 그리고 삼성전자까지 이어진다.

이미 전략 스마트폰 '베가'를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했다가 기대 이하의 반응을 얻은 팬택은 이후 출시한 후속작 '베가X'는 KT와 LG유플러스 전용으로 먼저 출시했다. 반면 SK텔레콤용 '베가S'는 이달 말이나 돼야 선 보일 예정이다.

HTC는 모토로라와 마찬가지로 SK텔레콤을 통해 '디자이어' 및 '와일드파이어'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지만 전략 제품으로 새롭게 출시한 '디자이어HD2'의 경우 KT와 협력을 맺고 출시했다.

출시 현장에서 피터 초우 HTC 회장은 "KT와 수개월 전부터 협력을 맺고 한국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새롭게 디자인 했다"면서 "KT와의 협력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고 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KT 역시 아이폰에 의존적인 현 매출구도를 바꾸기 위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과의 협력 확대에 적극적이다.

결국 스마트폰 등장이후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이통시장의 주도권 싸움이 휴대폰 업체의 전략 변화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위기의 모토로라, '통신사 확대' 카드 꺼냈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