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강릉에 사는 현모씨(30대 중반, 여)는 생활자금이 필요해 대출을 알아보던 중 A업체에서 대출해준다는 전화를 받고 대출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
A업체는 현씨가 신용등급이 낮아 저금리 대출이 어려우므로 우선 대출을 알선해 준 후, 3개월간 대출이자를 연체없이 정상 납입하면 저금리 상품으로 전환해 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2개 대부업체로부터 500만원씩 총 1천만원의 대출을 알선해 준 후 대출금의 20%인 200만원을 중개수수료로 요구했다.
현씨는 신용등급을 올려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A업체가 요구하는 계좌로 중개수수료를 송금하고 3개월 후 저금리 대출로 전환받기 위해 A업체에 연락했지만, 연락은 두절된 상태였다.
이렇게 현씨의 경우처럼, 대출을 이용하는 금융 소비자를 상대로 불법 대출중개 수수료를 요구하는 미등록 중개업체들의 사기수법이 지능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원장 김종창)이 "대출을 대가로 보증보험료나 금융 컨설팅 수수료, 저금리 대출 전환 등의 명목으로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대출중개업자의 부당한 요구에 응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21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금감원의 '불법 대출중개 수수료 피해신고 코너'에 접수된 피해는 총 5천613건으로, 이중 3천871건은 대출중개업자에 반환하도록 지시했고, 3천341건은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특히 이전에는 불법 대출중개업자들이 주로 신용등급 상향을 위한 전산작업비나 수고비 명목으로 혹은 상조회사 가입을 요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불법 수수료를 요구했는데, 최근에는 불법행위를 인지하지 못하도록 교묘한 방법을 쓰고 있어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금융 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대출금의 15~20%를 지급한다는 금융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후 실제 대출이 이뤄진 후 중개 수수료를 받아내거나 ▲향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겠다고 속이고 고금리 대출을 우선 이용하도록 유도한 뒤 중개수수료만 받고 잠적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는 것.
금감원은 "긴급 자금이 필요하면 서민금융 119 서비스(s119.fss.or.kr)의 서민대출 안내 코너나 한국 이지론(02-3771-1119)을 통해 본인의 소득 수준에 맞는 대출상품을 알아보고, 대출 상품을 상담받을 때는 유선 또는 직접방문하는 것이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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