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이 종편채널 선정과정과 관련한 각종 특혜 논란으로 오는 2월 격돌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채널 사용자 선정과정과 관련한 방통위 업무보고를 받으려 했으나 여당 및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불참으로 야당 단독으로 공식 항의만 한 채 산회됐다.
하지만 여당인 한나라당은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는 정상적인 업무보고를 받을 계획이고 민주당 등 야권도 종편 관련 전체회의에는 임시국회 개회여부와는 관계없이 가급적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여 여야 간 종편 공방은 그 때부터 점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 측 관계자는 "이날 전체회의는 여야 합의가 전혀 없어 무산됐지만 2월 임시국회는 정상적으로 갈 것"이라며 "종편 사업자 허가 마감 시점도 오는 3월 1차 마감에 3개월 더 연장할 수 있으므로 2월 임시국회 때 관련 업무보고를 받아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여당 측은 야당의 종편 관련 이슈제기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가급적 이번주 중으로 방통위 업무보고를 받는 쪽으로 여당 간사와 합의 중이지만 사실상 설 연휴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종편 관련 업무보고는 당 지도부의 2월 임시국회 개회여부 결정이 우선돼야겠지만 가급적 이와 관계없이 추진하겠다면서 청문회 요구까지 하겠다는 전투 태세를 갖추고 있다.
문방위 민주당 측 관계자는 "당 지도부의 2월 임시국회 개회여부 결정이 우선 있어야겠지만 종편과 같은 특별한 건에 대해서는 상임위 차원에서의 투트랙 대응도 가능하다"며 "우선 방통위 업무보고를 받은 뒤 선정과정에 대한 진상규명 청문회도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야당 위원들의 비난이 봇물처럼 빗발쳤다.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서갑원 의원은 "국민들의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종편 보도채널이 선정된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며 "선정과정이나마 국민적 의혹 없이 깔끔하게 했으면 좋을텐데 선정 자체부터 국민들의 불신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시중 위원장이 광고주를 만나 광고를 만들어내라 하는데 이는 소도 웃을 일"이라며 "종편을 먹여살리기 위해 전문의약품까지 광고를 허용한다든지 황금채널을 배정한다는 등 여러가지 설들이 난무하고 있는데 문방위는 국민을 대신해 그 의혹을 해소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여당 측을 압박했다.
서 의원은 이와 함께 설날 이전에라도 여당 간사와의 합의를 통해 상임위 개회를 촉구할 것이며 방통위에 관련 자료 제출도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최종원 의원은 "최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어서인진 모르겠지만 문방위에 업무보고는 하지 않고 청와대에 보고하는 작태는 있어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라며 "여야 합의가 안 됐다고 국회에 오지 않는 작태는 없어야 한다. 방통위가 옥상옥인가"라고 방통위원장을 추궁했다.
이어 국회가 정부에 이렇게 끌려다니는 모습만 보인다면 상임위의 존재여부를 재고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비판하면서 정부의 협조를 요구했다.
같은 당 정장선 의원도 이번 사업자 선정과 관련, "종편 사업자가 4개가 될 것이라는 거대한 시나리오가 있었는데 예상대로 된 것"이라며 "방통위가 마치 국정원처럼 군림해오고 모든 것을 비밀주의로 가고 있는데 이를 국회가 파헤치지 못하면 다음 정권에서 방통위 뿐 아니라 현 정권이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현재 문방위원장 대행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은 "자료제출 건은 당장 방통위에 촉구하도록 하겠다"며 "다음 회의가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교섭단체 간사들이 종편 업무보고 의사일정을 협의해주기 바란다"고 야당 의원들을 진정시켰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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