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자진사퇴를 선택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는 침통한 표정이었다.
정 후보자는 12일 오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서 사퇴문을 발표했다.
사퇴를 알리면서도 정 후보자는 청문회 자리를 갖지 못한 점을 무척 아쉬워했다.
정 후보자는 "제 자신과 가족들이 인생 전체를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아 참담했다. 당장 할 말은 많았지만 공직 후보자는 청문회라는 장을 통해 답변하는 것이 올바른 방식이었기에 청문회를 통해 국민에게 소상하게 설명하고 진정을 보이면 납득하리라고 생각하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어 정 후보자는 "감사원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놓고 저의 청와대 민정수석 경력을 우려하는 입장도 있었지만 평생 인연에 얽매이지 않고 직분에 충실했던 저로서는 국민에게 납득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마저 자신을 배척한 것에 대해 서운함도 숨기지 않았다.
정 후보자는 "이제 국정 여당조차도 불문곡직하고 저에게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아무리 중죄인이라도 말은 들어보는 것이 도리임에도 대통령이 지명한 헌법기관 감사원장 후보자에게 법이 예정한 청문회 기회조차 박탈하는 어처구니 없이 됐다. 청문회 없이 사퇴 촉구하는 것은 재판 없이 사형선고 하는 것이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자는 "청문회를 정치적으로 봉쇄한 것은 살아있는 법을 정치적으로 폐쇄한 것으로 법적 큰 오점될 것이다"며 "저는 단 한 사람의 청문위원이라도 있으면 제 진정성을 보이고 싶었다. 그러나 저 한 사람으로 인해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고 향후 국정 혼란이 생길까 봐 이를 고집할수 없었다"고 짙은 아쉬움을 표시했다.
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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