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게임업계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셧다운제'에 대한 재논의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심야시간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내용이 반영돼 있어 게임업계의 핫이슈가 되고 있다.
게임업체들은 정 후보자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역임, 문화 산업 전반을 잘 이해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의 시작이라할 '셧다운제'를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정 후보자의 게임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그다지 높지 않고, '청와대 개입설'이 유력한 '셧다운제'를 친이계인 그가 전면 재검토할 리 없다는 이유에서다.
게임업계는 '셧다운제'가 포함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2월 임시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연초부터 호재보단 악재가 많다며 우울해 하고 있다.
13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새 등급 분류 수수료 체계도 그렇고 현재 게임위가 맡고 있는 등급분류 업무를 민간으로 이양하는 자율등급분류제에 대한 논의 없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수수료가 2년새 최대 30배 가까이 오른 점도 업계의 불만사항이다.
업계의 이같은 불만을 해소하려면 새 문화부 수장으로 임명된 정후보자가 '셧다운제'의 과몰입 방지 효과성을 증명해야 하고 국가 기관이 해오던 등급분류 업무의 민간 이양 작업도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친이계로 분류되는 정병국 후보자가 이재오 특임장관이 주선한 문화부와 여성가족부의 합의안에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이명박 정부 하에서 게임 산업에 대한 진흥보다 규제를 앞세우는 방향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 역시 "지난 11월 정병국 당시 문방위 위원장이 국회 공청회를 개최한 적이 있긴 하지만 그런 자리가 마련된 것은 그 때 한 번뿐"이라며 정병국 신임 장관이 정책방향을 규제가 아니라 진흥 쪽으로 잡을 것이라는 일부의 기대를 경계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신임 문화부 장관의 취임을 계기로 재논의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지원 민주당 원내 대표는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선에 대해 "총선이 1년밖에 남지 않아 인사 청문회가 통과되더라도 10개월짜리 장관"이라며 "10개월짜리 장관을 두는 것은 문화예술계를 무시하는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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