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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Watch] 美 PC 판매가격 마침내 바닥치고 상승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PC 가격이 더 이상 떨어질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리며 지난해 소폭이나마 상승 반전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특히 평판 TV 등 다른 주요 가전기기의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는 것과 비교되면서 더 관심을 끌었다. 미국 PC 시장과 가격 구조에 일대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또 미국에서 2010년 평균 PC 가격을 2009년과 비교할 때 가격이 오른 달이 여덟 달 중 여섯 달이다.

특히 윈도를 탑재한 노트북 가격은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2% 올랐다. 지난해 11월에는 다시 2009년과 같은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지난해 10월 상승은 200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11월 데스크톱 평균 가격은 508 달러로 2009년 477 달러에 비해 상당히 올랐다.

PC와 달리 다른 가전기기 가격의 하락세는 지속됐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 가격은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21% 떨어진 123달러였으며, 평판 TV 평균 가격도 9%가 떨어진 550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스크톱, 노트북, 넷북을 포함한 PC 가격 상승은 2천5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PC 산업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 수년동안 PC 업계는 PC의 성능을 더 높이면서도 가격은 더 낮게 받아야 하는 난감한 경영상황에 빠져 있었다. 치열한 가격 경쟁이 PC 업계를 엄습했고 HP, 델 등 주요 PC 업체들은 이익 감소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HP가 지난해 3분기에 판매한 PC 가격은 2009년 같은 기간보다 3% 상승했다.

이에 따라 HP의 영업이익률 또한 2010년 초 4.7%에서 2010년 말에는 5.5%로 올랐다. 델은 판매가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2010년 마지막 분기의 영업이익률은 6.7%로 뛰어올랐다.

2009년 같은 기간의 이 회사 영업이익은 4.8% 수준에 머물렀었다. 상황이 이처럼 반전된 요인으로는 ▲PC 가격이 바닥에 이르렀다는 분석 ▲고가 PC 정책의 추진과 이것이 소비자에게 먹혔다는 점 ▲특히 고가 PC로 상징되는 애플이 약진하고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PC 가격 더 떨어질 데 없다”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투자자와 가진 미팅에서 “PC 산업은 정상적인 가격인하가 종말을 고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대개 PC 가격과 칩 가격이 연동되는데, 인텔은 지난 4분기 연속 이익 증가를 실현했고 칩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안정세를 보였다.

인텔 상황으로 보면 PC 시장의 가격 하락은 바닥을 쳤다고 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업체에 의한 인위적인 가격할인도 상당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폴 오텔리니 최고 최고경영자는 “노트북 가격은 299 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없고 99달러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가격으로는 노트북의 모든 부품을 조립하기조차 힘들다”는 이야기도 했다.

프리미엄 PC의 약진

PC 업계가 고성능 고가 PC 판매에 주력한 것도 주효한 듯 하다. 델의 폴헨리 퍼랜드 마케팅 책임자는 “하이엔드 모델이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트북 가격의 안정세가 PC 가격의 하락 추세를 막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노트북은 지금까지 태블릿과 넷북의 협공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PC 시장에서 데스크톱을 제치고 핵심 제품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HP가 2009년 할리데이 시즌에는 판매 확대를 위해 대대적인 할인 공세를 했던 것과 대조적인 장면이다.

HP 웨인 서담 부사장은 “299 달러 짜리 제품으로 할 수 없는 일을 하기 원할 때 조금만 더 돈을 지불하면 (우리 같은 회사가) 그런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제품을 기꺼이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제 사람들이 깨닫는다”고 말했다.

애플 프리미엄 효과 확산

애플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후광을 바탕으로 PC 시장에서 고가의 제품으로 약진하고 있는 것도 미국 시장에서 PC 가격 하락추세를 반전시킨 또 하나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드너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3분기 PC 시장 점유율을 10.4%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2009년 같은 기간 9.3%에서 상당히 오른 것이다. 특히 애플의 경우 고가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PC 가격 상승에 기여했다.

NPD 자료에 따르면 애플 컴퓨터의 평균 판매가격은 1천360 달러로 전체 평균가격인 615달러보다 무려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PC 재구매 때 고가 제품 사는 소비자

최근 PC 가격 상승 요인은 기업들이 오랜 경기 침체 후 PC 업그레이드에 나선 까닭이 적지않지만, 일반 소비자 역시 PC를 재구매하면서 고가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바 미국 법인의 제프 바니 부사장은 “일반 소비자들이 처음에 PC를 구매할 때는 간단한 기능만 되는 저가 제품을 쓰다가 재구매할 때는 기능과 성능을 따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몰랐다가 PC를 쓰게 되면서 대용량 영화 저장 및 공유 등의 필요성과 그 기능을 발견하게 되고 고가 제품이라도 기꺼이 가격을 지불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글 | 캘리포니아(미국) 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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