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가 합의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온라인게임에 대한 '셧다운제' 뿐 아니라 모바일 게임과 콘솔게임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규제임이 14일 뒤늦게 밝혀졌다.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인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따르면 오전 12시부터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이용이 규제되는 게임물은 '정보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게임물'로 규정되고 있다. 즉,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모든 게임물이 이에 포함된다는 이야기다.
기존 규제대상으로 알려진 온라인 게임 뿐 아니라 모바일 게임과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콘솔 게임 등이 '셧다운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한국에만 있는 규제(2009년부터 셧다운제를 국내 가이드라인으로 도입한 태국 제외) 때문에 최악의 경우 오픈마켓 사업자가 국내 서비스를 포기하는 상황까지 이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문화부와 여가부가 합의한 안이 그대로 법사위를 통과할 경우 애플, 구글 등 오픈마켓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등급을 분류하는 방식으로 국내에 게임 카테고리를 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애플, 구글 등 글로벌 오픈마켓 사업자는 '사전심의제' 성격이 강한국내 게임물의 등급분류 제도를 현행법 그대로 따르는 데 부담을 느끼고 게임 카테고리를 원천봉쇄한 바 있다.
만약 애플, 구글이 개정법안에 따라 모바일 게임에 오전 12시부터 6시까지 청소년의 게임이용을 제한할 경우, 전 세계적인 트렌드이기도 한 SNG(소셜 네트워크 게임) 마저 '셧다운제' 대상에 포함된다.
문화부와 여가부의 합의안은 만 16세 미만 청소년에 오전 12시부터 6시까지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것이 어떤 실효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냐를 떠나서 제재의 타당성이나 방법에 있어 수많은 의문점을 낳고 있다.
이로써 문화부와 여가부는 '합의를 위한 합의'에 치중한 나머지 '셧다운제' 논의 이전에 법적 요건 충족 여부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만 14세 미만 셧다운제 도입을 주장하던 문화부와 만 19세 미만 전체 청소년을 대상으로 셧다운제 도입을 주장하던 여가부가 결국 두 기준을 더해 반으로 나눈 '사사오입' 기준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행정편의적인 기준을 채택한 것은 정부가 여론에 떠밀려 과몰입 방지 대책을 졸속으로 마련한 것 뿐 아니라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간과하는 반인권적인 입법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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