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국내 검색광고 시장에 파란이 일고 있다.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자체 검색광고 플랫폼 도입을 선언한 때문이다.
NHN(대표 김상헌)은 31일 야후의 한국 법인인 오버추어와 결별하고 자체 검색광고 플랫폼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조원 규모를 웃도는 검색광고 시장 판도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그 동안 국내 검색 광고 시장은 외국계 업체인 오버추어가 지배하다시피 해 왔다. 하지만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독립을 선언함에 따라 경쟁체제가 구축된 것이다.
◆"국내 밀착적인 광고로 승부"
NHN은 31일 긴급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 하반기 오버추어와의 계약 만료에 따라 내년부터 자회사인 NHN비즈니스플랫폼(대표 최휘영, 이하 NBP)의 '클릭 초이스'를 통해 검색 광고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상헌 대표는 "2004년부터 오버추어와 협력관계를 맺고 국내 검색광고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제반 환경 변화로 광고주의 달라진 요구에 충실하기 위해선 보다 신축적이고 효과적이면서도 국내 밀착적인 광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업그레이드 될 클릭초이스는 광고주에게 매체 노출을 직접 선택하거나 가중치를 줄 수 있어 합리적인 광고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최휘영 NBP 대표도 이번 검색광고 교체와 관련, "지금까지는 검색결과에 따라 어떤 광고를 드러낼 지 오버추어와 시스템이 약간 달라 적절한 콘트롤이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통합관리를 할 수 있어 충실한 광고노출이 기대된다"며 "그리고 다른 외부 사이트나 매체에도 적극적인 노출을 할 수 있도록 계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클릭초이스를 통해 합리적인 검색광고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색광고 영역에서 광고주의 매체 선택권을 확실히 보장할 것"이라며 "광고 노출을 원하는 사이트를 직접 고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나 구매로 전환되는 지 광고주가 기대하는 여러 효과를 비교해서 사이트 별 비중치를 다르게 하고 관련 지표를 광고주에 제공할 것"이라며 "진일보된 검색광고로 시장이 지금보다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야후 "대응방안 논의해 볼 것"
관련업계에서는 네이버의 독립선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검색광고시장 판도 변화에 예의 주시하면서도 일단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야후 측 한 관계자는 "검색광고 시장이 1조5천억원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오버추어의 역할이 컸는데 오버추어의 서비스를 받으면서 돈을 벌었던 회사가 독자적인 자회사를 만들어 자기들이 다 하겠다는 것"이라고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계약기간이 남은 만큼 향후 대응방안은 내부적으로 논의해 볼 것"이라며 일말의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다른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광고주 입장에서는 오버추어를 포기하고 시장 점유율 60% 이상인 네이버에 직접 계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럼 다른 포털 입장에서는 안 들어오는 광고주가 발생할 수 있어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당장 오버추어와의 계약을 끊고 NBP와 계약을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경쟁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어려움이 있다면서 시장상황을 지켜본 뒤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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