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23일부터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도 재판매(MVNO)가 도입되지만, 이동전화망을 빌려주는 SK텔레콤과 망을 빌려 사업하려는 재판매 준비업체들 사이에 망 이용대가에 대한 견해 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30~35% 정도의 할인율을 주장하는 반면, 한국케이블텔레콤·온세텔레콤 등은 60% 대의 할인율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재판매 도매대가 산정방식이 담긴 고시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방통위 중재 시도...양측 입장 차 여전히 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방통위는 노영규 통신정책국장 주재로 재판매 준비업체인 한국케이블텔레콤, 온세텔레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중소통신사업자연합회의 임원과 함께 회의를 열고 재판매 준비업체들의 의견을 들었다.
방통위는 또 실무 차원에서 SK텔레콤 및 재판매 업체들과 만나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
한 참석자는 "지난 달 27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공개한 도매대가 산정방식은 재판매 준비기업들에게 사업하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비용과 달리 이윤을 모두 SK텔레콤이 직접 소매판매를 하지 않아도 발생하는 회피불가능한 것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설비를 하나도 구축하지 않은 단순 재판매의 경우 30%대 할인율을 적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설비를 구축한 경우라면 60% 정도는 돼야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김진교 교수도 지난 공청회에서 "재판매 정책의 목표가 경쟁촉진인데, 일정 설비를 보유한 완전MVNO에 대한 인센티브가 전혀 없다"면서 "설비를 투자한 완전MVNO의 경우 영업이익에서 설비투자 보장을 위해 영업익(이윤)을 차감해주는 인센티브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SK텔레콤과 학계 일부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재판매 도매대가를 사전적으로 규제하는 나라는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대체적으로 할인율이 30%를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KISDI 안 중 건물이나 토지, 영업 전산 장비, 전용회선 처럼 도매로 팔 때에도 여전히 비용이 나가는 부분까지 회피가능비용으로 산정한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김상택 교수도 "법에서 원가기준인 코스트플러스가 아닌 소매요금 기반의 리테일마이너스로 정한 이유는 기존 통신사들(MNO)보다 더 능률적인 사업자들만 시장에 들어오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회피가능비용을 철저히 계산해야 한다"고 밝혀, SK텔레콤과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설비보유 재판매 할인율은 조정될 듯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재판매 기업의 난립은 막으면서도 설비를 보유한 기업의 경우 이동통신시장의 경쟁활성화를 위해 진입을 허용하자는 게 정책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또 "단순 재판매는 30% 정도로 하되, 설비보유 업체의 경우 300~800억 정도의 설비투자율에 따라 망이용대가 할인율을 높이는 게 적정하다"고 덧붙였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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