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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인터넷전화, 특허분쟁 휘말려


국내 개발자, 내용증명 발송…스카이프 대응에 관심

최근 스카이프가 출시한 '아이폰용 스카이프 2.0버전'이 특허분쟁에 휘말렸다. 국내의 한 개발자가 이 애플리케이션이 자신의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아이폰용 스카이프 2.0'은 3G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아이폰으로도 인터넷전화(VoIP) 를 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이 앱을 이용할 경우 와이파이 서비스 지역에 있는 스카이프 사용자들은 공짜 통화를 즐길 수 있게 돼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에 대해 국내 IT 개발자인 이희석씨(38)는 이 서비스가 지난 2002년 자신이 특허 등록한 '음성 및 화상데이터 송수신방법'에 저촉된다는 주장을 제기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희석 씨는 스카이프 서비스를 국내에서 팔고 있는 (주)이베이옥션에 특허권 침해를 경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러자 이베이옥션 측은 지난 달 11일 구체적인 기술과 내용에 대해서는 스카이프 측이 회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희석 씨는 특허등록 이후 SK텔레콤 등 국내 이통사와 삼성전자를 접촉한 것은 물론, 이 특허를 무기로 컨설팅업체 밸류씨앤아이와 '콘텐츠 업계가 주도하는 미래의 통신사업체 구성'을 추진하기도 했다. 특허 내용이 사업화될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얘기다.

특히 국내 통신사인 KT 등이 외화유출을 막기위해 스카이프 대신 국내 벤처기업과 협업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현재 대통령표창을 받은 엔지니어링 및 정보통신공사업체 A사에서 기술연구소 부장으로 근무하는 이 씨는 경희대학교 전산학과를 졸업한 뒤 한진정보통신 입사 1년차때 특허를 출원하게 됐다.

◆이희석 씨 특허권은 어떤 것?

특허 공방의 초점이 된 '음성 및 화상 데이터 송수신 방법(허 제 0337944호)'은 이 씨가 2000년 4월 12일 출원해서 2002년 5월 13일 등록증을 받았다. 특허 내용은 무선단말기에서 시작돼 유무선망사업자 또는 무선단말기로 전송되는 모바일 인터넷전화(VoIP)에 대한 것이다.

이동통신단말기(아이폰)로 부터 (앱 다운로드를 통해) 무선 인터넷으로 인터넷폰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버에 접속(스카이프서버에 접속)함으로써 단말기로부터 인터넷망을 이용한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아이폰 가입자간 통화 등)하도록 한 것이다.

구체적인 개념을 살펴보면, 무선단말기→중계기→서버1→인터넷망→서버2→중계기→무선단말기로 도식화될 수 있다.

이를 스카이프의 아이폰 인터넷전화와 비교해 보면 아이폰→KT 중계기→스카이프 서버→인터넷망→스카이프 서버→KT 중계기→아이폰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희석 씨는 "1년에 20만원이 넘는 특허 유지 비용 등 때문에 국제특허는 아직 출원하지 못했다"면서도 "2000년 당시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요금이 너무나 비싸 새로운 개념을 연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특허는 스마트폰에서 앱을 통해 인터넷전화 서비스 서버에 접속한 뒤 이를 인코딩, 디코딩 하는 일련의 절차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허심판원 청구 추진...정부에 비즈니스모델 제안도

이 씨는 지난 해 6월 이베이옥션 측에 자신의 특허에 대해 구두로 설명한 뒤, 올들어 지난 4월 15일 스카이프의 3G 인터넷전화(아이폰 인터넷전화)가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 씨는 그 후 한 달만인 5월 11일 이베이옥션 박주만 대표이사 명의로 회신이 왔다고 밝혔다.

회신에서 이베이옥션(옥션스카이프)은 "서비스는 룩셈부르크의 유한회사인 스카이프커뮤니케이션즈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우리는 배포와 이용권 판매, 홍보만 하고 지적재산권은 스카이프가 소유하고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구체적인 기술과 내용은 모르며, 스카이프가 회신을 드릴 것이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희석씨는 "소프트웨어를 배포하고 이용권을 파는 행위 역시 사업행위이기 때문에 내가 가진 특허권을 침해한 것이 된다"고 반박했다.

이희석씨는 스카이프 측의 회신을 기다리는 한편, 국내 특허심파원에 침해심리를 청구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또한 이씨는 지식경제부의 2010년도 SW서비스 융합 비즈니스 모델 수요조사에 '망 개방형 무선 데이터 송수신(3G네트워크 모바일 VoIP)'이란 이름으로 제안서를 내기도 했다.

◆말뿐인 특허강국...체계적인 특허관리 아쉬워

이희석 씨의 특허권은 국내에서 치열하게 진행중인 망중립성 논쟁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의 국내 법만으로 그의 특허를 불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서비스가 활성화되려면 국내 통신사가 3G망을 모바일인터넷전화에 개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특허등록 이후 이희석씨의 꿈은 국내에서 사업화되지 못했다.

이씨는 "특허등록이후 2004년과 2005년에 정보통신부 통신이용제도과, SK텔레콤 차세대무선사업단, 삼성전자 디지털컨버전스팀 등을 만났지만 통신사들은 뭘 먹고 사냐는 논리에 따라 흐지부지됐다"면서 "그러던 중 해외에서는 스카이프라는 회사가 생겼더라"고 말했다.

만약 국내에서도 무선망개방 같은 움직임이 좀 더 활발했더라면, 해외 특허까지 받아 스카이프는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희석씨는 "국내 통신회사랑 싸우는 일보다는 스카이프의 국내 서비스가 국내 특허에 저촉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게 먼저"라면서 "국내 통신회사들과도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미국 등 글로벌 기업들이 삼성전자·LG전자와의 특허권 분쟁에서 이기기 위해 국내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들을 60만달러 정도의 고액연봉을 주고 데려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특허권 관리에 보다 신경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컬러링의 경우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서비스했지만, 2005년 중반까지 이를 통한 지적재산권 판매 수익은 전혀 얻지 못하는 등 대기업들 조차도 특허권 관리에 소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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