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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시장, '스마트폰'에 울고 웃었다


애플, 매출 기준 4위…주춤하던 노키아도 회복세

29일 삼성전자를 마지막으로 글로벌 휴대폰 빅5 업체들의 실적이 모두 발표됐다.

지난 해 휴대폰 업체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스마트폰' 한 단어로 귀결된다. '스마트폰' 대응이 늦은 업체들은 여지 없이 시장에서 패배의 쓴 맛을 본 반면, 재빠르게 움직인 업체들은 실적과 상관 없이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던 한해였다.

노키아는 4분기 휴대폰 판매량을 극적으로 회복하며 시장 점유율 37.8%를 기록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냈고 삼성전자는 휴대폰 사업 시작 후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20%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 4분기 스마트폰의 늦은 대응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연초 목표로 내세웠던 시장 점유율 10%대를 무난하게 돌파했다.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은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다.

'안드로이드폰'에 올인을 선언했던 모토로라는 지난 해 4분기 '안드로이드폰' 200만대를 판매하며 향후 다가올 스마트폰 시장에 의미있는 이정표를 찍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 휴대폰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단연 애플이었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소니에릭슨의 5천710만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에서는 3위인 LG전자의 뒤를 바짝 쫓아 사실상 글로벌 빅4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키아 '회복세'…삼성전자 시장 점유율 20% 달성

지난 해 상반기 13년만에 적자를 기록하며 시장을 술렁이게 했던 노키아는 지난 4분기에 4억3천2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하며 상반기 부진을 하반기 만회하는 것으로 마감했다.

노키아는 지난 해 휴대폰 4억3천200만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4분기 이익은 9억4천800만유로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실적개선의 주 요인은 스마트폰이다.

노키아는 4분기 스마트폰 2천80만대를 팔았다. 직전 분기 1천510만대 대비 500만대 이상 늘었다.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은 6천780만대에 달한다. N시리즈와 E시리즈가 각각 18만대 이상 판매되며 실적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시장 점유율 20% 달성에 성공했다. 2억대 이상의 휴대폰을 판매했고 영업이익률도 10%를 기록하며 목표로 내세웠던 '트리플2' 달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2억2천7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하며 전년 대비 15.5% 판매량을 늘렸다. 시장평균 성장율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삼성전자는 윈도모바일과 안드로이드, 리모 등 멀티 운용체계(OS)를 지원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도 '옴니아2' 시리즈를 비롯해 안드로이드폰 '갤럭시'를 내 놓으며 선전했다.

◆LG전자 3위 굳히기…스마트폰 때문에 영업익 급감

LG전자는 2009년 1억1천8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은 10%를 차지했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7.3%로 양호한 편이지만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경고등이 켜졌다.

4분기 LG전자의 영업이익률은 1%대로 이익을 거의 내지 못했다. 유럽과 신흥시장에서는 좋은 실적을 냈지만 북미, 한국 등 스마트폰 경쟁이 심화된 시장에서 참패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에 스마트폰 사업부를 신설하고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새 스마트폰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인텔과 함께 최신 모바일 플랫폼인 '무어스타운'을 탑재한 스마트폰도 선보였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디자인과 기능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에 대비하는 한편 풀터치폰의 대중화를 위해 출시한 '쿠키폰'처럼 스마트폰 역시 대중화를 위한 제품을 준비중이다.

◆모토로라, 스마트폰으로 '부활' 조짐…소니에릭슨 미궁속으로

노키아와 삼성전자가 세계 휴대폰 시장 절반을 쓸어담고 LG전자가 1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가운데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은 여전히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모토로라는 지난 2009년 6천51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은 5.7%까지 하락했다. 소니에릭슨 역시 2009년 5천71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해 시장 점유율이 5%까지 내려섰다.

2008년 당시만 해도 LG전자와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3개 업체는 8%대의 시장점유율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이제는 LG전자의 절반 정도로 주저 앉은 셈이다.

하지만 모토로라는 지난 해 4분기 안드로이드폰 200만대를 판매하며 의미 있는 숫자를 기록했다. 수익성이 높은 스마트폰에 집중하면서 적자폭도 절반 이상 줄였다.

현재 내 놓은 '드로이드', '모토로이' 등의 스마트폰 반응이 좋고 향후 출시할 제품들도 전시회 등을 통해 호평받고 있어 올해 상반기 내 흑자전환도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소니에릭슨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출시 예정인 안드로이드폰 '엑스페리아X10'이 소니에릭슨을 살릴 수 있을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애플, 매출기준 글로벌 휴대폰 톱4

지난 해 파란을 일으킨 휴대폰 업체는 단연 애플이다. 애플은 지난 분기 '아이폰' 870만대를 판매했다. 현재 '아이폰'의 누적 판매량은 4천만대를 넘어섰다.

판매량으로는 글로벌 빅5에 이름을 올리기 어렵지만 매출과 영업익면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영업이익율 면으로 보면 애플은 시장 점유율 41%를 차지해 글로벌 휴대폰 1위 노키아(29%)를 크게 앞질렀다.

판매량 기준 글로벌 2위인 삼성전자도 이익 기준 점유율 15%로 애플에 크게 못 미친다.

매출 기준으로도 애플은 글로벌 휴대폰 톱4 자리에 올랐다. 가트너와 모건스탠리 등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휴대폰 업체의 매출기준 시장 점유율은 노키아가 31%로 1위, 삼성전자가 19%로 2위, LG전자가 13%로 3위, 애플이 12%로 4위를 차지했다.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은 10%를 차지한 림(RIM)보다도 매출기준 점유율이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위주의 성장세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자국 업체들의 비중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점과 전자제품전문제조(EMS)를 통한 IT 기업들의 휴대폰 시장 진출도 잇따르면서 스마트폰에서의 경쟁력이 가장 중요해졌다는 지적이다.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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