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 와이파이망을 확대하며, 타사 가입자에게도 개방하는 야심찬 무선인터넷 활성화 계획을 밝힌 SK텔레콤이 정작 애널리스트 대상 컨퍼런스콜에서는 투자계획에 대해 어물쩡 넘기려는 자세를 보여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숫자로 먹고 사는' 애널리스트들을 향해 "전략적 상황을 봐가면서 유연하게 투자하겠다"는 공허한 메아리만 남겨 놨기 때문이다.
28일 오후 개최된 SK텔레콤 2009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은 KT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시장경쟁에 대한 대응방안과 더불어 와이파이존 확대에 따른 투자문제였다.
예정된 1시간30분을 넘겨가며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와이파이 투자계획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전국적 와이파이망을 갖춘 KT를 상대하기 위해 타사 가입자에게도 개방한다는 칼을 빼든 SK텔레콤이었기에, 막대한 투자비 문제를 풀어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SK텔레콤은 "1.75조원의 전체 설비투자 계획의 범위 내에서 핫스팟을 설치할 것이며, 공공장소를 중심으로 하고 멤버십 제휴사를 중심으로 설치할 것. 경쟁사 대비 당사 고객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존을 설치하겠다"는 답변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조 사장의 1.75조원 언급에는 와이파이 존에 대한 투자 외에 3G망의 업그레이드 등의 투자계획도 함께 포함된 것이어서, 애널리스트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같은 질문이 반복되자 급기야 이 문제는 "접속지점(AP) 숫자는 변동될 가능성이 높고 현재는 언급하기 곤란하다"며 "한마디로, 전략적 상황을 봐가면서 유연하게 추진될 것"이라는 언급으로 정리됐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기업경영전략 차원이나 '과다투자'로 인한 주가하락을 염려했을 수도 있겠지만, 와이파이에 대한 모호한 언급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지금까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투자하다가' 흐지부지되거나 '립 서비스' 수준에 그치는 투자가 한 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강호성 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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