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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들' 뺨치는 개성 만점 e북 리더기들


종이처럼 휘는 스크린, 요리법 전용 리더기, 종이책처럼 접었다 펼수 있는 양면 스크린.

'e북 리더기'라고 하면 아마존의 '킨들'을 떠올리시겠죠. 시장 최강자이니까요. 하지만 e북 리더기 시장에 킨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수 십 개 업체들이 개성 만점 e북 리더기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형형 색색 쏟아져나오는 이 제품들 앞에서 흑백의 사각형 킨들은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지난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0에서도 e북 리더기는 단연 화제였습니다.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들이 멋진 신제품들을 쏟아냈습니다.

눈을 국내로 돌려도 마찬가지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전자 종이로 전자 신문을 구현하기도 했답니다. 얼핏 보기엔 진짜 종이신문처럼 느껴질 정도로 감쪽 같았습니다.

그럼 '히트상품' 킨들을 부끄럽게 만든 혁신적인 제품들을 한번 만나보실까요.

◆진짜 종이 같은 전자종이, '신문 혁명'

책받침을 연상케 하는 얇은 '휘는 리더기'가 등장했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언론사 허스트가 선보인 e북리더기 '스키프리더'가 그 주인공입니다.

스키프리더는 LG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로 휘는 스크린을 구현했습니다. 11.5인치의 시원스런 크기에 두께는 약 6.4밀리미터에 불과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얇은 e북리더기인 셈이죠. 이 제품은 3G 네트워크로 웹에 접속해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허스트는 침몰하고 있는 종이 신문 사업에 새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이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자사의 신문이나 잡지 기사를 스키프리더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새로운 구독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죠. 리더기가 생긴다면 사람들이 신문을 다시 돈 주고 구독하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나라의 LG디스플레이는 한술 더 떴습니다. 아예 신문과 똑같이 생긴 리더기를 만들어버린 것이죠. 19인치 타블로이드 크기의 종이처럼 휘는 이 전자 종이는 접어도 곧 원상태로 펴진다고 하네요.

'휘는' 전자종이가 독자들의 신문 읽기 습관에 혁명을 일으키게 될 날이 곧 올까요?

◆'요리 전용' 리더기 등장

CES 2010에 등장한 리더기들 중 요리에 특화된 제품인 '데미 디지털 레시피 리더'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7인치 컬러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이 제품은 요리 업무에 특화돼있는 게 특징입니다.

250개의 요리법이 미리 탑재돼 있고, 2천500개의 요리법을 추가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맛있는 요리 사진을 컬러로 생생하게 보여주지요. 재료의 양을 다양한 도량형으로 전환해주는 기능, 물에 닿기 쉬운 주방의 특성을 감안한 방수 기능 등 요리에 특화된 여러 가지 기능을 갖췄습니다.

이런 식으로 뭐 여행 전용리더기, 운동 전용 리더기, 쇼핑 전용 리더기 등등 다양한 테마형 리더기들도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적용하기 나름이겠죠.

◆접었다 폈다…'엣지' 있는 듀얼 스크린

접었다 펼 수 있어 종이책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는 듀얼스크린 e북리더기 '엣지(eDGe)'도 꽤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름처럼 엣지 있는 이 제품을 선보인 인투어리지라는 업체는 "세계 최초의 듀얼 스크린 e북리더기"라고 주장합니다. 태블릿PC와 e북리더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품이라는 설명이죠.

엣지는 한면은 10.1인치 컬러 LCD를, 나머지 한면은 9.7인치 흑백 전자종이 스크린이 탑재됐습니다. 와이파이를 지원하고 웹캠과 마이크가 있어 동영상 채팅도 가능하다. USB포트까지 있어 웬만한 노트북 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답니다.

◆컬러 리더기들 봇물

앞서 밋밋하다고 표현한 아마존, 소니, 삼성의 제품 등 주요 e북리더기들은 자체 발광 방식이 아니라 눈이 부시지 않은 '전자종이'를 스크린으로 탑재합니다. 아직 컬러를 지원하는 전자종이 기술이 상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e북리더기 시장은 아직 흑백이 주류지요.

하지만 다채로운 컬러 리더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전자종이가 아닌 액정표시장치(LCD)를 스크린으로 채용해 눈이 부신다는 게 아쉽지만 그림책이나 사진 구현 시 흑백의 한계를 뛰어넘어 준다는 게 매력입니다.

에이프텍이라는 업체는 '스토리북'이라는 어린이용 컬러 그림책 리더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그림책 크기만한 8인치 스크린에 약 45권의 그림책을 담을 수 있는 저장용량을 제공합니다. MP3 플레이어로도 활용할 수 있답니다.

패러다임시프트라는 업체는 MP3 플레이어 기능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보강한 'EER'시리즈 2종을 내놨습니다. 두 제품은 각각 5인치·7인치 터치스크린을 장착했고 TXT, DOC, PDF, HTML, FB2, PDB, ePUB 파일 읽기 기능을 지원합니다. 7인치 제품의 경우 와이파이가 지원되며, 유튜브에 접속해 동영상도 즐길 수 있습니다.

그 외 반즈앤노블, 스프링디자인 등은 위아래로 2개의 스크린이 장착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두 제품 모두 윗 스크린은 흑백 전자종이가, 아래 스크린에는 컬러 LCD가 탑재된 '반컬러' 리더기들입니다.

LCD 말고, 눈이 부시지 않은 전자종이가 컬러도 된다면 정말 좋겠죠. 대만의 PVI라는 업체가 올해 내로 이 기술을 상용화하겠다고 큰소리쳤는데 실현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퀄컴도 최근 컬러 디스플레이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구요.

컬러 전자종이 기반 e북리더기는 복잡한 그림의 생물학 교과서나 화려한 패션 잡지 등을 눈부시지 않게 볼 수 있다는 면에서 매우 기대되는 제품입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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