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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2천억 규모 와이브로 장비 발주


중국 화웨이, KT네트웍스와 컨소시엄...국내 상륙여부 주목

KT가 2천억원 규모의 와이브로 장비를 발주, 한동안 잠잠했던 와이브로 장비 시장이 활기를 띌 전망이다.

특히 이번 장비 수주전에는 중국의 장비 업체 화웨이가 KT네트웍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해, 화웨이 와이브로 장비가 국내에 상륙할 지 주목된다.

화웨이는 저렴한 가격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무기로 라우터 시장에서는 시스코와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와이브로 장비에는 삼성이나 포스데이타 등 국내 기업보다 늦게 뛰어들었지만 최근 공세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화웨이가 KT 와이브로 상용장비 납품에 성공한다면, 화웨이의 월등한 가격경쟁력이 KT의 우수한 와이브로 운영기술과 접목돼 내년 최대 승부처인 인도 시장 진입에 유리한 위치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곧 국내 업체가 주도했던 와이브로 장비 시장에 막강한 글로벌 경쟁자가 나오는 셈이 돼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6일 국내외 장비업체를 상대로 정보제공요청서(RFI) 접수에 나섰다. 이번 달 말까지 국제기준에 맞는 주파수 대역폭(10㎒)과 빠른 호처리 등을 지원하는 제안서를 받은 뒤 벤치마크테스트(BMT)를 거쳐, 내년 2월 경 전국 84개 지역에 구축될 와이브로 장비업체를 선정한다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규모는 최대 2천여억원에 달하며, 삼성전자, 세아네트웍스, 화웨이-KT네트웍스, 시스코-콤텍시스템, ZTE-유경텔레콤, 모토로라 등 6개 업체가 참여했다.

KT는 2개 업체를 정해 6대4 정도의 비율로 장비 개발과 시스템 구축권을 줄 것으로 전해졌는데, 장비 업계는 KT 와이브로 초기 망 구축에 참여한 삼성전자와 함께 한 개 회사가 추가로 선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KT는 무리한 가격경쟁을 막기 위해 예상금액의 50%이하로는 입찰에 참여할 수 없도록 했지만, 와이브로 종주국인 한국에서 레퍼런스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글로벌 레퍼런스 사이트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포스데이타의 와이브로 기술인력 60여명을 인수한 세아네트웍스는 KT 포항 포스코와 울산 현대차 등에 납품한 실적이 무기다.

모토로라는 미국 클리어와이어에 상용장비를 납품한 바 있고, 화웨이와 ZTE는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며, 시스코는 라우터 등에서 검증받은 인터넷기술력을 내세우고 있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지난 해 삼성전자의 와이브로 시스템 수출액이 6천억원이고, KT가 지금까지 와이브로에 투자한 금액이 6천800억원이라는 점에서 최대 2천억원까지 예상되는 이번 프로젝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프로젝트 열기가 뜨거워지다 보니 BMT를 언제 어디서할 지도 관심이 크다"면서 "(누가 되느냐에 따라) 내년 2월 인도의 국민기업 타타그룹이 추진하는 와이브로 장비 발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장비업계는 이달 말까지 방송통신위원회에 와이브로망 추가구축 계획서를 내도록 시정명령 받은 SK텔레콤도 이르면 내년 중 장비를 발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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