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예결위, 예산안 대충돌 전초전?

여야가 4대강 예산과 관련해 첨예하게 맞서고 있지만 결국 숫적으로 우세한 여당 쪽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을 제외한 야4당 예결위원들과 무소속 유성엽 의원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예산 관련 3개 요구사항을 제기하면서 정부 여당이 15일 오전 9시까지 수용하지 않으면 예결위 일정 보이콧을 암시했다. 하지만 여당은 오히려 단독 소위 구성을 예고했다.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예결위원들과 무소속 유성엽 의원은 이날 예결위 진행의 전제 조건으로 수공에 위탁한 4대강 사업비 3.2조원 자진 철회와 출자금 형식으로 지원하기로 한 수공 이자 지원비 800억원 전액 삭감에 여당이 동의할 것을 요구했다.

또 4대강은 국토해양부 소관 4대강 사업비 3.5조원 중 2.5조원 삭감 등 4대강 예산을 대폭 삭감해 민생 예산 증액에 사용할 것을 천명할 것과, 필요한 사업이라도 적법 절차를 밟아 시행하고 사업연도를 5년 이상으로 연장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나라당 예결위 간사인 김광림 의원과 친박연대 노철래 원내대표는 맞대응적 성격의 기자회견을 통해 15일 부별 심사는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후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만으로 예결 소위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김광림 의원은 이날 "당초 민주당과의 합의한, 연내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예산안 처리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국회법대로 할 수 밖에 없다"면서 "소위에서 4대강 예산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성실히 심의조정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는 소위에서 4대강 예산을 조정할 수 있다는 당근과 함께 야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친박연대와 함께 단독으로 소위를 구성하겠다는 채찍을 동반한 것이다.

김광림 의원은 야당을 제외한 상태의 소위 구성에 대해 "소위 구성은 예결위 의결을 통해 구성되므로 일단 명단을 있는 대로 한 후 야당 의원들의 명단을 받아 넣을 수 있다"면서 "야당 예결위원들의 기자회견에 대한 답이 이것"이라고 양보는 없을 것임을 공언했다.

이렇듯 여야가 예결소위 구성을 두고 첨예하게 맞붙고 있는 상황에서 자유선진당의 입장이 매우 중요하지만, 자유선진당은 결국 예산 소위 구성에 참여할 전망이다.

자유선진당 권선택 예결위 간사는 기자에게 "(여당이 4대강에 대해 양보안을 내놓지 않아도)예결소위에는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4대강 예산을 반대하는 기타 야당과 뜻을 같이 하면서도 실질적인 예산 조정이 일어나는 예산소위에는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절대적 다수인 한나라당과 친박연대에 이어 야당인 자유선진당까지 예결위 소위 구성에 참여하면 결국 야당은 밀릴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도 이날 "자유선진당과의 공조가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4대강,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거대 이슈 속에서 이뤄지는 2010년 예산 심의가 여야의 첨예한 갈등 속에 점차 연말 충돌로 향해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