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광고판매대행(미디어렙) 제도 변화, 종합편성채널사업자 선정이 방송통신위원회의 핫이슈이지만, 주파수 회수 및 재배치 문제 역시 통신을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 메가톤 급 폭풍이 될 조짐이다.
방송통신위는 800㎒·900㎒대와 2.1㎓ 등 저주파수 할당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의 용도를 '3G 이상'으로 하느냐, '4G'로 하느냐에 따라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의 4G 이행 구도가 크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WCDMA로 대표되는 3세대(G)서비스에서 4세대(G)로 어떻게, 어떤 속도로 이행할 것인가의 문제는 단지 이통 3사만의 관심사는 아니다.
기술방식과 시기가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통신장비와 소프트웨어, 콘텐츠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2011년 말까지 모바일 와이맥스(IEEE802.16m)와 LTE어드밴스드(Advanced)를 평가해 4G 국제표준으로 최종 승인할 예정이어서, 주파수 할당 문제는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의 4G 표준 선점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이용자 입장에서도 저렴하면서 풍부한 무선 인터넷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정도가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이같은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따라서 저주파수를 비롯한 주파수 회수·재배치 시기와 용도에 대한 고심이 크다. 실제로 지난 주 말 실·국장 급들이 모여 주파수 할당을 주제로 심각하게 논의하기도 했다.
방송통신위 고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무선인터넷 매출이 줄어드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면서, "주파수 할당 문제는 이용자를 위한 데이터 서비스 활성화와 함께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주파수 할당 문제는 우리나라가 3G에서 4G로 어떻게 이행해 가느냐 하는 중차대한 문제"라며 "기술발전 뿐 아니라, 통신사업 경쟁구도, 이용자 권리 확대, 무선인터넷 수요 등을 감안한 총체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당장 방송통신위원회가 800㎒·900㎒대와 2.1㎓ 주파수 할당 정책을 마무리 짓고, 연내 할당에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주파수 할당 정책을 우리나라가 4G 선도 국가로 나가기 위한 핵심으로 보기 때문이다.
설사 연내 할당 공고가 나오더라도, 공고에 한 달 심사에 1~2달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주파수 할당을 연내 마무리하는 것은 어렵다.
이통사 관계자는 "방통위 일각에서 800㎒·900㎒ 저대역 주파수 뿐 아니라 2.1㎓도 4G로 용도제한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3G이상 이든 4G든 사업자들이 알아서 쓸 수 있게 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통사들의 우려는 기술중립성을 고려했을 때 설득력이 있다. 기술중립성은 지난 5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융합환경에 대응한 중장기 통신정책방향'에도 포함된 것으로, 주파수를 분배할 때 용도나 기술방식을 정하지 않고 사업자에 맡기자는 것이다.
하지만, 방송통신위가 할당 주파수의 용도를 3G 이상으로 하거나 정하지 않으면, 에릭슨(HAPS에볼루션)이나 퀄컴(CDMA리비전B) 등 외국 장비 업체 배만 불려줄 것이라는 비판도 나와 방송통신위의 지혜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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