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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보이스, 이동통신사 텃밭 노린다


구글이 야심차게 준비한 모바일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구글보이스가 거대 이동통신사인 AT&T의 견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구글보이스(Google Voice)는 구글이 2년전에 인수한 그랜드센트럴 서비스를 기반으로 새롭게 선보인 서비스이다. 구글 번호라는 착신번호를 부여해 북미 지역에서 무료로 전화를 걸 수 있으며, 국제통화의 경우 저렴한 요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구글보이스는 음성메일을 텍스트로 자동변환해 메일처럼 검색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이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기능으로 서비스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모바일을 통해서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음성통화 수익 잠식을 두려워하는 이동통신사들에게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구글보이스는 이런 이유로 인해 애플 앱스토어 등록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현재 애플, 구글, AT&T 등 3사는 구글보이스의 애플 앱스토어 등록 차단으로 인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FCC는 아이폰의 북미 독점공급자인 AT&T와 단말기 공급자인 애플간에 밀약을 통해 불법으로 구글보이스를 차단한 것이 아닌지와 구글 애플리케이션이 연방 호차단 규제를 위반한 것이 아닌지를 조사하고 있다.

◆AT&T 견제속에서 성장하는 구글보이스

구글이 구글 보이스를 선보였을 당시 지금처럼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모바일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또 하나 등장했구나 하는 정도였다. 보이스메일이나 음성메시지를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서비스는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았을 뿐 이미 몇몇 업체에서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핀복스나 리빗, 폰태그, 콜웨이브 등이 이런 류의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업체들이다. 이들 업체는 스카이프나 세일즈포스닷컴에 관련 서비스를 제휴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틈새 수준에 불과하고 대중화 되기에는 수익성이나 시장 수요 측면에서 매우 취약했다. 그러나 구글이 구글보이스로 관련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구글보이스는 안드로이드 휴대폰에 기본적으로 탑재되고 아이폰 등 다양한 스마트폰을 통해 대중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폰은 등록 차단으로 서비스 지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FCC의 망중립성 조사에 따라 조만간 등록이 허용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구글보이스, 모바일 광고 시장 장악이 목표

구글이 구글보이스로 노리는 것은 모바일 광고 시장 장악이다. 구글보이스의 핵심 기능 중 하나가 음성통화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시키고, 이 내용을 검색하는 것이다. 즉, 음성통화 내용을 텍스트처럼 검색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구글의 검색 영역이 웹 페이지에서 음성통화 영역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음성통화 시장 진출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모바일 통화 시장은 매우 개인적인 영역이다. 따라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검색하는 웹 검색과 달리 음성통화 검색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검색이 가능해진다. 즉 통화 내용을 토대로 사용자의 성향이나 습관, 관심사항 등을 DB로 축적할 수 있다. 구글은 이러한 DB를 토대로 고도화된 타겟 광고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타깃 광고는 광고효과가 높기 때문에 높은 단가에 판매할 수 있어 매출 증대에도 큰 도움을 준다. 특히 모바일 광고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이마케터 자료에 따르면, 북미 모바일 광고 시장 규모는 올해 4억1천600만 달러로 예상되며 2013년에는 15억6천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글은 이러한 선순환적인 시장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모바일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다.

구글의 모바일 시장 장악은 AT&T의 견제로 시작부터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AT&T는 음성통화 시장의 잠식을 이유로 구글보이스를 견제하고 있는 듯 하지만, 사실 광고 시장의 진출을 막기 위한 것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는 최근 음성통화 수익모델의 한계를 인식하고 수익 다각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모델을 활성화 하여 부가 수익을 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AT&T와 구글, 모바일광고 시장 놓고 충돌

일부 업체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통신 파이프 라인 장사를 과감히 포기하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인 광고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광고 업체와 제휴를 맺고 모바일광고를 제공하면서 공동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 그러나 구글이 진출할 경우 이러한 이동통신사의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구글보이스가 AT&T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는 이유도 이러한 배경으로 설명할 수 있다.

AT&T는 아이폰을 통해 데이터 서비스를 본격화 하면서 데이터 서비스로 기대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다. 단순 통화모델보다 부가서비스 위주의 서비스 모델이 훨씬 높은 경쟁력을 지니고 수익 마진도 낫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여기에 모바일광고 시장은 이동통신업계가 향후 가져가야 할 새로운 수익원천임을 깨닫기 시작한 것.

따라서 구글의 모바일광고 전략과 충돌은 당연한 결과이다. 앞으로 이동통신사와 구글과의 갈등은 더욱 많아 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구글도 대비책을 마려한 상황이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그것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통해 단말기 업체를 등에 업고 이동통신사의 가치사슬에 진입해 모바일 영역의 접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플랫폼만으로는 제약을 받게 된다. 구글은 이 때문에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서비스단에 올리는 구글보이스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AT&T는 이러한 구글의 시도를 견제하기 위해 보편적 서비스에 따른 연방 호차단 규제를 제기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보편적 서비스에 대해서는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더라도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런데 구글보이스가 이러한 원칙을 위배하고 시골지역의 호 연결을 차단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 AT&T는 해결책으로 구글도 통신사업자처럼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AT&T의 주장이 일부 억지논리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그만큼 이동통신사가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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