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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르뽀]수원 장안, 정치무관심속 '고공전' 양상


"선거 관심없지만 한나라 지지"…"4대강 반대, 민주당이 견제해야"

수원 장안은 10.28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다. 선거 운동이 초반인 현재는 후보의 인물보다는 높은 한나라당 지지율과 야당의 '정권 심판론'이 부딪히는 고공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전체 판세는 여러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이 경남 양산, 강원 강릉, 수원 장안에서 앞서가고 있는 양상. 민주당 등 야권이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안산 상록을에서 유리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원 장안에서는 경기도지사를 지낸 손학규 전 대표가 민주당 이찬열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한나라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시작과 함께 여야 지도부들은 최대 승부처인 수원 장안에 총출동하면서 선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정작 16일 만난 수원 장안 주민들은 선거에 관심이 없다고 답해 낮은 투표율이 예상되고 있다.

수원 장안구에 있는 성균관대 근처에서 만난 젊은 층들은 최근 높은 실업률에 지친 듯, 후보의 이름조차 잘 기억하지 못했다. 26세의 남성 김 모씨는 스스로를 취업 준비생이라고 소개하면서 "지금 선거 같은 것에 관심을 쏟을 시간이 없다"면서 "후보 이름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근처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40대 여성 유 모씨는 "누가 되든 마찬가지다. 뽑아 놓으면 다들 싸움이나 하지 않나"라며 "위에서 그러니까 점점 정치에 무관심해지고 냉소적이 된다"고 했다. 75세 남성 노 모씨는 "어떤 당에도 투표할 생각이 없다. 국회의원 수가 너무 많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하는 등 극심한 정치 불신의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수원 장안은 당초 한나라당 세가 높은 지역답게 주민들은 선거에 관심이 없다면서도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를 밝히는 이들이 많았다.

70세 노인 박 모씨는 "지금 한나라당이 잘 하는 것 같다"면서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한나라당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대학생인 23세 여성 이 모씨도 "정치권에 대해 기대치가 낮다"면서도 "한나라당 쪽에 좀 더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수원 장안 정자 시장에서 만난 상인들도 대체적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했다. 20대 남성인 상인 이모씨는 "한나라당을 지지한다. 한나라당이 조금 더 잘하는 것 같다"고 했다.

35세의 상인인 남성 조 모씨도 "정치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지만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면서 "교회를 다녀서 그런지 정치를 떠나 이명박 대통령을 좋아한다. 선거에서 한나라당에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약국을 하는 42세 여성 한 모씨는 상당수의 주민들이 반대한 4대강에 대해서도 "정비할 것은 해야 한다.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발전하려면 저질러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고 했다.

그러나 상당수의 주민들은 4대강 사업 등 민주당이 지적하는 이명박 정권의 대형 사업들에 대해 강한 비판의 뜻을 밝혔다.

더욱이 주민들은 한 목소리로 이찬열 후보의 선대위원장인 손학규 전 대표의 개입이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해 민주당이 제기하는 정권 심판론도 막판 힘을 발휘할 여지가 있어 보였다.

상인인 40대 중반 남성 이 모씨는 "민주당 이찬열 후보가 됐으면 한다"면서 "이명박 정권이 4대강을 임기 내에 하겠다는데 환경은 한 번 버리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 민주당이 이런 것을 막아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택시운전을 하는 40대 남성 김 모씨는 "한나라당을 과반수가 넘게 뽑아줬지만 당파 싸움만 했지 한 일이 뭐가 있나"라면서 "더구나 왜 다 반대하는 4대강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전국을 공사판으로 만들어봐야 이득을 보는 것은 대형 건설사와 외국인 노동자 뿐으로 실업률 해소에 도움도 안된다"고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75세 남성 노 모씨 역시 "4대강 사업이 대운하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너무 돈을 많이 투자한다"면서 "차라리 그 돈으로 청년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거나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사업들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55세의 주부 이성민 씨는 "그동안 너무 한나라당 쪽 사람들만 됐다. 그러다 보면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의식이 일어 비리가 많아질 것"이라며 "견제하는 당도 있어야 한다. 더구나 국민이 먹고 살기도 힘든데 4대강이니 뭐니 한다. 시골에서는 쌀값이 폭락해 죽는다는 사람이 많지 않나"라고 여권을 힐난했다.

더욱이 이씨는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는 수원 영통에 있다가 국회의원 배지를 얻기 위해 온 것이 아니냐"라며 "이는 이 지역 사람을 무시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한나라당은 높은 당 지지율을 어떻게 후보에 대한 표심으로 이어가느냐,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과 견제론을 어떻게 주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지가 남은 선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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