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거물들의 귀환' 쉽지 않네

각 당이 10월 재보선에 나설 대표선수를 가리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의 구도를 '거물들의 귀환'으로 삼아 수도권에서 손학규 전 대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 대선 후보급 인사들을 공천해 내년 지방선거까지 분위기를 이어갈 계획으로 있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들은 손 전 대표, 김 전 의장에게 선거에 나서 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이미경 사무총장은 14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수원 지역 민심이 손학규 대표가 출마하면 승리를 확신할 수 있어 당에서는 손 전 대표에 출마를 권유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사무총장은 또 안산 상록을에 대해서도 "지금 진보진영에서 단일후로를 내겠다는 움직임이 있으므로 야권 후보단일화를 이루기에 적절한 김근태 전 의장이 좋은 후보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 전 대표와 김 전 의장은 쉽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일단 현 지역구를 버리고 가게 되는 것이니 만큼 쉽게 움직일 수 없다.

민주당은 지난 주말 송영길, 김진표 최고위원이 손 전 지사를 만나 출마를 요청하려 했지만, 손 전 대표가 "아직은 때가 아니다"고 해 방문이 무산될 만큼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에 손 전 대표에 인편을 통해 결단을 호소하는 한편, 16일 수원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출마를 압박할 계획이다.

안산 상록을은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이 이날 임종인 후보를 진보진영 후보로 공식화한 가운데 김재목 위원장, 김영환 전 의원 등 지역 후보들이 김근태 전 의장 공천설에 반발하고 있다.

김 전 의장을 안산에 공천하려면 이러한 내부 반발부터 정리한 이후에야 가능하지만, 이들은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일단 민주당은 앞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후 이를 가지고 후보들을 설득해낼 계획이지만 쉽지 않은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의원들의 입장 역시 분분하다.

경기도에 지역구를 가지고 있는 한 중진은 "수원은 손학규 전 대표의 본거지와 같은 곳이니 공천을 주는 것이 좋겠지만, 안산은 현지 지역 연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해 김 전 의장의 공천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대표가 14일 경기도 지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도 수원 장안 지역은 손 전 대표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지만, 안산 상록을은 상수가 된 임종인 변수를 어떻게 누를 것인가에 이야기가 집중될 정도로 당 내 상황이 복잡해 민주당의 정치 거물들이 10월 재보선으로 원내에 복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