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종희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수원 장안이 재선거 지역구에 편입되면서 당초 3석의 '미니 선거'로 예상됐던 10월 재보선의 판이 '별들의 전쟁'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수원 장안 지역구는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와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의 빅매치 가능성도 점쳐져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박희태 전 대표의 출마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경남 양산과 수도권인 안산 상록을도 전략공천 가능성이 솔솔 제기되고 있어 10월 재보선은 여야 거물급 주자들이 정면승부를 펼치면서 뜨겁게 달궈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 장안, 여야 '대표 대결' 성사되나
10일 재보선 편입이 확정된 수원 장안 지역구는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와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의 '여야 대표 싸움'이 성사될 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민주당에서는 수도권 필승을 위해 경기도지사 출신으로 지역 인지도가 높은 손 전 대표가 나서길 은근히 바라는 눈치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수원 장안의 재보선 실시가 확정되자 "손 전 대표를 포함해 당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분들의 역할을 기대한다"며 손 전 대표의 출마를 지지하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우상호 대변인은 전했다.
우 대변인은 또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수원 장안이 확정되면 경기도 지역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손 전 대표가 나서기를 바라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문제는 손 대표 본인의 의사인데 지난 17대 국회 당시 모셔본 입장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예측할 수 없다"고 출마 여부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손 전 대표 측은 아직까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진로를 결정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측근들의 전언이다.
한나라당도 수도권에서 밀릴 수는 없다는 점을 감안해 손 전 대표의 대항마로 강재섭 전 대표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한 당 관계자는 "이번 입각에서 강 전 대표를 포함시키지 않은데 대한 청와대의 미안한 감정이 있기 때문에 강 전 대표가 출마를 원할 경우 적극 후원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강 전 대표의 의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 전 대표 측은 야성이 강한 수도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손 전 대표와 대결을 벌인다는 데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성사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당내에서는 이외에도 박찬숙, 고희선 전 의원과 함께 송광석 경인일보 사장, 최규진 전 경기도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민주당에서 거물급 후보가 나설 경우 이들에게 공천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산 상록을, 김근태·김덕룡·김재원 등 전략공천 가능성
안산 상록을의 경우에는 여야 모두 공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어느 쪽에서 먼저 어떤 카드를 내미느냐에 따라 판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야당 성향이 강한 지역구의 특성으로 민주당에서는 공천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는 18대 총선에 나섰던 김재목 지역위원장과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 윤석규 전 청와대 행정관과 이영호 전 의원 등이 경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열린우리당 출신 임종인 전 의원이 진보신당 등 야권의 지원을 받고 있어 복잡한 양상이다.
하지만 뚜렷한 거물급 인사가 없어 민주당에서는 김근태 상임고문의 출마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김 고문 측도 당의 요구가 있다면 거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전략공천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나라당도 마땅한 후보가 없어 전략공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김교환 전 안산시의원과 김석훈 한나라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김진옥 대한장애인역도연맹회장, 송진섭 전 안산시장, 윤문원 전 15대 국회의원 후보, 이진동 전 한나라당협위원장, 임종응 전 한나라당 박순자 최고위원 보좌관 등이 후보로 등록했지만 야당 후보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친박계 김재원 전 의원과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 특보 등의 전략공천을 검토하고 있지만 막상 본인들이 고사하고 있는 상황. 야당에서 거물급 인사를 내세울 경우 한나라당 내 거물급 인사들이 마음을 바꿀 가능성도 충분해 빅매치 성사 가능성은 남아 있다.
◆경남 양산, 박희태 vs 친盧 혈투 예고
당초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경남 양산에서는 야당이 친盧 후보를 내세울 것으로 보여 전·현직 대통령을 상징하는 인물들끼리 '진검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한나라당에서는 박희태 전 대표와 김양수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 등이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표에게 공천이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김 전 비서실장이 공천과정의 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무소속 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盧 그룹에서는 민주당이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을 후보자로 공식 추천했다. 친노계 인사들이 만든 시민주권모임 공동대표인 한명숙, 이해찬 전 총리와 김두관 전 장관, 문재인 변호사 등이 직접 정세균 대표를 찾아가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한나라당에서 박 전 대표에게 공천을 줄 경우 친노측 핵심 인사인 문재인 변호사를 전략 공천할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문 변호사 측은 재보선 출마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민주당과 친노 진영의 꾸준한 설득과 '정권 심판'이라는 화두가 강하게 던져질 경우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만일 문 변호사가 출마를 결정한다면 경남 양산은 그 어느 지역보다 뜨거운 관심을 끌 전망이다.
한편, 강원 강릉의 경우 한나라당에서는 친이계 권성동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친박계 심재엽 전 의원 등이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마땅히 공천할 만한 인물이 없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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