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악화와 M&A로 증시를 떠났던 소주 업체 진로가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 연기했던 상장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진로 인수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한 상장이지만 공모가격이 진로의 기대에 못미칠 경우 지주사인 하이트홀딩스의 부담이 커지는 만큼 회사측은 이번 상장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
진로는 10일 여의도 63빌딩에서 간담회를 갖고 오는 30일 한국거래소(KRX)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윤종웅 대표이사가 모친상중이지만 예정된 간담회를 그대로 진행했다.
진로는 오는 21,22일 양일간 1천440만주에 대한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공모되는 주식은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하면서 재무적투자자로 함께한 한국교직원공제회와 군인공제회 소유 주식이 대부분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이들 소유의 주식을 비싼 가격에 팔아야 하는 것이 진로의 당면 과제다.
진로의 공모가는 14일부터 이틀간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회사측의 공모희망가는 5만4천~6만원 사이지만 재무적투자자들의 풋백옵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모가가 최대한 높아야 한다. 진로측은 공모가격이 약 6만원은 넘어야 최초 보장수익률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로측에서는 주당 6만원 이상, 약 9천억원 이상으로 예상한다
현재 진로가 예상한 공모가는 5만4천원~6만원. 전체 규모로는 7천776억원~8천640억원사이다. 예상밴드 까지 가격을 받아도 보장수익률을 다 채우기 힘든 상황이다.
만약 공모가가 보장수익률 가격에 미치지 못할 경우 차액을 하이트홀등스가 부담해야 한다.
이미 진로는 UBS와 함께 해외 IR에 나서며 적극적인 주식 세일즈에 나선 상황.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이 공모가 산정의 키포인트인 만큼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던 SKC&C는 해외 IR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공모를 철회하는 중요한 원인이 됐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진로의 이익률이 감소하며 투자 메리트가 떨어진 점이 문제다. 하이트에 인수되던 2005년 매출 7천297억원 영업이익 2천104억원에 달했던 진로의 수익성은 지난해 매출 7천352억원 영업이익 1천448억원에 그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낮아진 진로의 수익성에 대해 기관투자자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여부가 이번 진로 상장과 하이트홀딩스의 재무부담 해소의 최종 관문인 셈이다.
게다가 곧 공정거래위원회가 소주가격인상에 대한 담합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점도 부담요인이다.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진로는 상당한 과징금이 부과될 수도 있는 사인이다. 서민생활 안정에 주력하는 정부 방침하에서 서민술 소주 가격인상 담합은 엄단 대상일 수 밖에 없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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