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총리로 내정하는 등 6개 부처 개각을 단행한 것과 관련, 기대 반 우려 반의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이번 인사를 국민통합형 파워내각으로 규정하면서 국민화합을 이뤄낼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4대강 사업 등 주요정책에 부정적인 발언을 한 총리와 한 배에 탈 수 있을 지 우려스럽다면서 이번 인사를 통해 국정기조의 변화가 있을지 지켜보겠다는 유보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통합형 파워내각이 구성됐다"며 "화합과 실용, 안정 세 가지를 얻은 개각으로 평가하고 국민화합을 통해 대한민국의 힘을 배가시키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도실용의 국정기조가 강화되고 친 서민정책 추진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국정운영의 안정성도 높아져 더 강한 추진력으로 법질서 확립과 국가안보태세 강화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윤 대변인은 또 임태희, 주호영, 최경환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의 입각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 "당정관계가 한 차원 더 높게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했다.
반면, 민주당은 사실상 야권 인사로 분류되는 정 전 총장이 총리 내정자로 지명된 데 놀라면서도,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며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이날 당 워크숍 도중 논평을 내고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총리,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라며 "정 내정자가 MB의 경제정책, 4대강 정책에 부정적인 발언을 한 것에 비춰볼 때 대통령과 총리 조합이 순항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둘 중 하나는 소신을 접어야 순항 가능한 조합일 것"이라며 "누가 소신을 접을 지 주목하겠다"고 지켜보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최근 총리설 논란으로 인해 심대평 전 대표가 탈당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는 자유선진당의 경우 "선진당을 짓밟고 헤집으면서 단행한 개각 치고는 매우 미흡하고 아쉽다"면서 오는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하게 자격을 검증해내겠다고 칼을 갈았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 마디로 억지 충청 총리에 전리품 장관들"이라며 "정 총리 내정자는 훌륭한 경제학자임에는 틀림없지만 강한 추진력을 발휘해야 할 MB정권 2기 총리로서 과연 적합한 인사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혹평했다.
이어 "정 내정자는 제1성으로 세종시는 원안대로가 아니라 수정해서 추진하겠다고 발언한 것만으로도 총리 자격이 없다"며 "내정자 신분으로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것만으로도 총리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MB정부의 총리 인선 제1조건은 충청권이면서 '세종시 원안포기 수용자'인 것"이었다며 "우리가 심 대표의 총리 수용을 거부한 이유를 이번 개각으로 입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3명이나 입각시킨 것은 국민적 소통과 화합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그들만의 잔치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내정자들의 직무적합성과 능력, 도덕성, 청렴성 등을 면밀히 검증해나갈 것"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한편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이번 개각 인사를 두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거론됐던 분이 한나라당 정권의 신임 총리가 된데 국민들이 매우 놀랄 것 같고, 원칙과 일관성이 정치신뢰의 근본이라는 점을 다시 실감하게 되는 사건"이라며 "논에 장미를 옮겨 심은 격인데 꽃이 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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