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19일 유족을 중심으로 김 전 대통령의 장례 형식을 국장으로 할 것인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유족 측은 김 전 대통령이 커다란 역사적 족적을 남겼고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라는 점을 들어 국장을 원하고 있다.
당초 행정안전부는 전례를 들어 국민장으로 하자는 입장이었지만, 강력한 유족들의 주장에 따라 중재안으로 국장으로 하되 장례기간을 6일로 하는 안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 측에서는 전 세계의 조문인사들을 맞으려면 6일이라는 장례기간이 너무 짧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국민장으로 해도 9일로 하자는 말이 나오는 상황인데 6일은 세계의 조문단을 맞기에 너무 짧다"고 했다.
행정안전부 인사는 "지금 유족 측과 실무 담당자들이 장례절차 등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면서 "오늘이나 늦어도 내일까지는 결정될 것"이라고 해 조만간 국장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 측은 공식적인 의견 표출을 삼가고 있다. 현재 정부와 논의가 되고 있는 만큼 최종 결정이 나기 전까지 의견을 밝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터넷 상에서 네티즌들이 김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장으로 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이 일어나는 등 국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한승수 국무총리는 김 전 대통령의 장례절차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갖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그것이 바로 국장이니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빈소를 다시 찾은 민주당 천정배 의원도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며 "반드시 국장을 해야 한다. 정부는 행정관료적 이유를 내세우지 말고 국민 화합 차원에서 국장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명숙 전 총리 역시 "유족의 뜻대로 꼭 국장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면서 "김 전 대통령은 세계평화를 위해 애쓰셨고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기 때문에 국장으로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장으로 하는 것에 반대하는 보수 인사들의 반발도 나왔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1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쓴 글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에 반하는 행동을 많이 했다"며 "그런 그가 타계했다고 대한민국이 상주가 되는 국장을 해야 하나"고 반발했다.
또 김 전 대통령에 '투신 자살하라'고 해 비난을 받았던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도 18일 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 간증자리에서 "김대중 씨 장례가 국민장이라면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그러나 호남사람 생각해서 국장으로 하면 뒷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교수는 "지도자인 이명박 씨가 정하기 나름이지만 그(김 전 대통령)가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었다면 정권 교체 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정권교체가 필요해서 했는데 이제 와서 훌륭한 지도자라고 하면 훌륭한 후보 따라가야지, 왜 입후보해서 대통령이 됐냐"고 비판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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