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기업들이 미국 정부 조달시장을 직접 겨냥해 수출의 활로를 삼을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T 제품의 경우 미국 본토의 연방-주-지방정부 시장 진출의 길이 열려있지만, 실제로 미국조달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찾기 힘들다.
미국 패어팩스 카운티 경제개발국이 월드IT쇼의 부대행사로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마련한 미국 IT 시장 및 정부조달시장 진출전략 설명회에서 권석 해외조달컨설팅㈜ 대표는 미국 연방정부 조달금액이 2008년 기준 5천억 달러, 주정부와 지방정부까지 합치면 1조8천억 달러 등 매년 10% 가량씩 증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의 연방정부 조달시장 참여규모는 14억7천752만달러로 전체 연방조달 시장 금액 대비 0.27%에 머물러 독일과 영국, 일본, 캐나다 등에 비해 저조하다. 우리 기업의 점유율은 그나마도 주한미군을 통해 납품한 것이 대부분으로, 본토 조달시장에 참여한 것은 전무한 셈이다.
미 연방정부의 조달시장(2007년 기준)을 제품군별로 나눠보면 IT 부문이 241억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전기전자가 31억달러, 가구가 16억달러, 건자재가 11억달러, 사무용품이 9억달러 등으로 집계된다.
2008년 기준 연방정부의 주요 IT 제품 지출현황을 보면 컴퓨터 및 관련제품이 273억4천여만 달러, 전기제품 16억5천만여 달러, 전자제품이 11억6천만여 달러, 인터넷 서비스가 6억2천여만 달러, 통신이 40억여만 달러 등으로 기록됐다.
권석 대표는 "한미FTA가 발효되더라도 IT 제품의 경우 연방정부뿐만 아니라 주정부 및 지방정부에 이르기까지 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납품자격을 취득하고 꾸준한 신뢰를 쌓는다면 미국 조달시장 진출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IT 제품군은 미국 정부 조달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유망종목으로 꼽히며, 여기에는 멀티미디어 사무장비일체, 일반 시장용 정보기술(IT) 장비 및 소프트웨어, 과학장비 등이 포함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조달청에 해당하는 GSA의 다수공급자계약제도(MAS)를 활용하면 시장 진입이 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권 대표는 "MAS는 GSA에서 구매절차 간소화 및 경쟁적 구매의 목적으로 권장하는 계약제도"라며 "MAS를 통해 실제로 우리 기업들도 미국 정부 조달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물류와 AS 등을 확실히 해결하지 않았다면 본토보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강점을 살려 이 지역을 먼저 공략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본토 조달시장으로 진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날 세미나는 워싱턴DC 인근의 패어팩스 카운티 경제개발국이 마련한 것으로, 패어팩스 카운티의 앤드류 류(Andrew Yu) 담당관이 직접 패어팩스 카운티의 입지조건을 설명했다.
앤드류 류 담당관은 "오바마 정권에 들어 2008년의 두 배 가량의 정부조달을 추진하면서 기업들에겐 또 다른 기회가 되고 있다"며 패어팩스 카운티의 기업유치 정책과 인근의 시장규모, 잘 교육된 인력 규모, 진출 기업 등을 소개했다.
패어팩스 카운티는 미국 조달시장 공략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해외사무소 설치에 관심을 두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패어팩스 카운티 경제개발국 김광섭 한국마케팅 대표는 "서부의 실리콘밸리처럼 패어팩스 카운티는 수도인 워싱턴에 가까운 동부의 핵심 IT 지역으로 입지조건이 좋다"며 "이 지역의 경제는 정부 및 일반시장에 IT, 통신, 재무 및 경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패어팩스 카운티 제리고든(Gerald L. Gordon) 경제개발국장은 "월드IT쇼는 미국시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에 관해 많은 한국 기업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도록 패어팩스 카운티에 훌륭한 기회를 주었다"며 "한국 기업들에게 패어팩스 카운티의 비즈니스 환경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었고, 미국 내 창업 또는 사업 확장을 계획하는 기업들에게 왜 패어팩스 카운티가 훌륭한 장소인지를 설명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패어팩스 카운티 경제개발국의 한국 내 마케팅 활동은 관련 사이트(http://www.fairfaxcountyeda.org/worldwideoffices/seoul-office)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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