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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 한나라, 금주 최대 분수령


당·정·청 전면쇄신론, 계파간 이해득실 등 '혼돈에 혼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한나라당이 점차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4.29 재보선 참패 후폭풍이 수습되는가 싶더니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당·정·청 전면 쇄신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당 지도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내분은 불가피해 보인다.

당내 일각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2선 후퇴' 선언으로 내분이 수습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러한 가운데 이재오 전 의원의 역할론이 급부상하면서 계파간 충돌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6월 국회를 앞두고 한나라당은 '시계제로' 상태다.

당 쇄신특위 당내 소장그룹인 '민본21' 뿐 아니라 MB직계 의원들까지 당·정·청 전면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함께 청와대의 국정기조 전환이 핵심이다.

당 쇄신특위는 지난 2일 끝장 토론을 통해 청와대와 정부의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당 지도부의 총괄사퇴를 요구했다. 원희룡 쇄신특위 위원장은 "지도부의 응답이 거부로 나올 경우 쇄신위 활동 종료는 불가피하다"며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쇄신특위위원인 김성태 의원은 3일 SBS라디오에 출연, "청와대나 정부의 대폭적인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당부터 쇄신을 통해 책임정치를 이렇게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대통령도 전직 대통령의 자존심을 밟은 것이 있는지 솔직한 마음을 담화문으로 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당 쇄신론에는 친이계 의원들도 가세하고 있다. 김용태·차명진·권택기·임해규·조문환·정태근 등 의원 등 7명은 전날(2일)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을 위한 국민의 엄중한 명령을 받들기 위해서는 당의 외형과 체질을 바꿔야 한다"며 국정쇄신과 조기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들은 "작금의 민심이반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슬픔 뿐만 아니라 정부 여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심판"이라며 "탕평과 통합을 바탕으로 한 인적쇄신과 국정기조, 국정시스템의 대대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쇄신특위와 소장파들은 4일 연찬회에서 이같은 요구를 공론화한 뒤 대세로 굳혀간다는 계획이다.

전면적인 쇄신론이 거세지면서 '만사형통'인 이상득 의원이 2선 후퇴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3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앞으로 당과 정무, 정치현안에 관여하지 않고 지금보다 더 엄격히 처신하겠다"면서 "앞으로 자원외교와 안보문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2선 후퇴'를 선언했지만 전면적 쇄신 목소리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당 지도부 사퇴 요구와 이 의원의 '2선 후퇴'로 주류측이 사실상 무주공산이 되면서 계파별 갈등으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는 현실정치에서 물러서 있는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설이다.

4월 재보선 참패에 이어 노 전 대통령 서거 등으로 민심이반이 확산되면서 이재오 전 의원의 10월 재보선 당선을 장담할 수 없게 되면서 이 전 의원이 당권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 당내 일각의 시각이다.

그러나 친박진영은 당 지도부 사퇴 등 조기전당대회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당 원내대표,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을 이재오계가 잡은 데 이어 당권까지 장악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서면서 한나라당은 잠시 잠복한 듯 하던 계파갈등도 재연될 조짐이다.

친박계 중진인 이경재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조기 전대 주장은 책임 소재가 뭔지 알지 못하고 하는 말 같다. 정치적 복선이 있는 것 아니냐"며 "조기 전대는 불필요하게 상황만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친박계 이해봉 의원도 "지도체제 문제는 누가 들어선들 당내 화합과 통합을 이뤄갈 것인지, 우리가 인정하기 싫은 계파도 지금 이상으로 조정할 것인지, 청와대 조율은 누가 할 것인지 등 현실적 대안을 내놓고 쇄신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지도부 사퇴론을 일축했다.

이재오계는 이같은 양상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전 의원측은 '전략적 시각'이라며 당분간 강의에만 전념한다는 기존 입장에 전혀 변화가 없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조기전당대회 개최를 놓고도 어쩔 수 없는 '계파본색'이 드러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 공식 기구인 쇄신위가 결론을 내리지 못함에 따라 4일 있을 의원연찬회에서 당·정·청 쇄신론, 조기 전대론을 놓고 격렬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여, 여권의 쇄신은 금주가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4일 의원연찬회에서 절제와 집중을 통해 당의 변화와 화합을 실질적으로 이뤄내는 쇄신이 논의돼야 한다"며 "쇄신을 통한 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중대한 분수령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장광근 신임 사무총장도 "4일 연찬회에서 난상토론을 통해 큰 가닥은 잡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계파별 이해관계도 문제지만 조기 전대에 대한 청와대의 의중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철기자 mc07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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